지금의 한국 스리백은 월드컵 본선에서 쓸 수 있는 완성도가 아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에서 브라질에 0-5로 완패했다. 이스테방(첼시)과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가 각각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을 무너뜨렸다.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도 한 골을 보탰다.
한국은 김주성, 김민재, 조유민으로 이어지는 스리백을 썼다. 이태석과 설영우가 좌우에 포진한 사실상 5백이었다. 브라질이 종횡무진 한국을 압박하면서 이태석과 설영우까지 수비에 나섰지만 공세를 늦추지 못했다.

수비숫자가 많다고 실점을 막은 것도 아니다. 브라질은 순간적인 움직임과 개인기로 한국수비를 농락했다. 한국이 브라질 선수를 놓쳐 공간을 내주고 순식간에 실점까지 이어졌다.
스리백의 장점인 빌드업도 통하지 않았다. 한국이 브라질 후방으로 롱패스를 찔러넣으려 시도했다. 손흥민의 장점을 살리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한국의 슈팅은 단 4개에 그쳤고 유효슈팅은 겨우 하나였다. 점유율은 41%까지 밀렸다.
천하의 김민재도 실수를 연발했다. 후반 2분 김민재가 박스안에서 안일한 볼처리를 했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이스테방이 공을 빼앗아 그대로 왼발슛으로 득점했다. 누가봐도 100% 김민재의 실책이었다.

이날 많은 비가 왔고 그라운드가 젖어있고 변수로 작용했다. 김민재는 발과 어깨도 좋지 않다. 그럼에도 평소 철벽으로 불렸던 김민재의 모습은 아니었다. 실점에서 핑계를 댈 수는 없다.
경기 후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대표팀 감독은 “한국이 쓰리백을 세우는 과정에서 미스가 있었다. 이스테방이 공간을 넓게 벌려주면서 수비 간격이 벌어졌다. 그게 한국에 어려운 경기가 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국이 대패한 이유에 대해 안첼로티는 “브라질 레벨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며 반박할 수 없는 팩트폭행을 했다.

브라질 정도의 개인기량을 갖춘 팀을 상대로 지금의 스리백은 무용지물이었다는 말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이 우위를 갖고 상대할 수 있는 팀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홍명보호가 미완성 스리백을 계속 갖고 가야할까.
홍명보 감독은 “중간에 포백으로 바꾸는 방안도 생각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5백으로 경기를 마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계속된 스리백 실험을 예고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