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 완패에도 불구하고, 이재성(마인츠)은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0-5로 대패했다. 이스테방(첼시)과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가 나란히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다.
26년 만의 브라질전 승리를 노렸던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내줬다. 상대의 빠른 템포와 개인기에 흔들렸고, 중원의 조직력과 수비 라인의 간격이 끊기면서 실수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전반 17분 이스테방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41분 호드리구의 추가골로 점수 차가 벌어졌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연속 실점으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후반 31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쐐기골이 더해지며 스코어는 0-5, 참패였다.

이번 브라질전은 단순한 친선전이 아니라,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실전 리허설' 성격의 경기였다. 그러나 홍명보호는 남미 최강을 상대로 실험 이상의 결과물을 얻지 못한 채 숙제를 남겼다.
그럼에도 이날 이재성에게는 특별한 순간이 있었다. 그는 선발로 출전하며 A매치 통산 100번째 출전 기록을 달성했다. 2015년 3월 우즈베키스탄전으로 시작된 대표팀 여정은 어느덧 10년째를 맞았고, 그는 한국 축구 역사상 18번째 센추리 클럽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9월 미국 원정 당시 A매치 99경기를 채웠던 그는 멕시코전 직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이 무산됐었다. 이후 독일로 복귀해 재활과 회복에 집중했고, 완전히 회복된 몸으로 다시 대표팀에 복귀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를 선발 명단에 포함시키며 신뢰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이재성은 참담한 결과에도 끝까지 냉정했다. 그는 "정말 좋은 선수들이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를 스스로 느꼈을 거"라며 "나도 마찬가지다. 이 경기를 토대로 우리가 남은 시간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동기 부여가 많이 된다"라고 말했다.

냉정한 현실은 분명했다. 이재성은 "솔직히 경기하면서 선수들끼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12명, 13명이 뛰어야 하나' 했을 정도로 상대가 정말 강했다. 결국 우리가 잘 준비하는 방법밖에 없다. 아직은 답을 못 찾았다"라고 밝혔다.
이재성은 이번 대패를 오히려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센추리 클럽 가입에 대해서도 그는 담담했다.
"크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직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다.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우리에게는 다음 경기가 있지 않나. 패배하고 나서 어떻게 일어서는지가 중요하다.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서 파라과이전에선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할 뿐이었다.

이재성의 말처럼, 이제 대표팀에 남은 건 '반등'이다. 패배를 통해 배웠다면,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증명해야 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