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활동량' 카스트로프, '참패' 브라질전서도 유일하게 건졌다..."홈 팬 응원 미쳤다" [서울톡톡]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1 06: 14

"복잡하지만 팬들 응원은 너무나 감사".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치러서 이스테방과 호드리구에게 나란히 2골, 비니시우스에게 원더골을 허용하면서 0-5로 대패했다. 한국은 1999년 이후 26년 만에 브라질전 승리를 노렸지만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8개월 앞둔 시점에서 치러지는 이번 경기는 단순한 친선전이 아니라, 홍명보호가 남미 강호를 상대로 전술 완성도와 실전 경쟁력을 점검할 중요한 시험대로 평가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한 채 오히려 새로운 숙제만을 떠안게 된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을 가졌다.한국이 브라질을 상대로 마지막으로 웃은 건 1999년 3월 28일이었다. 당시 잠실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다만, 그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1승 1무 8패에 그쳤다. 브라질과의 이번 경기는 단순한 친선전이 아닌,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시험대다. 후반 한국 옌스가 수비를 하고 있다. 2025.10.10 /jpnews@osen.co.kr

이날 세계적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마테우스 쿠냐, 카세미루 등 최정예 멤버를 모두 출격시키면서 한 수 위의 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홍명보호는 상대의 뛰어난 개인기 앞에 준비한 스리백과 중원의 빈 틈이 공략당하면서 본선 무대를 앞두고 조직력 강화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치러 이스테방(첼시)과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에게 나란히 2골을 허용하면서 0-5로 대패했다.한국은 1999년 이후 26년 만에 브라질전 승리를 노렸지만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후반 한국 옌스가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2025.10.10 /sunday@osen.co.kr
선발로 들고온 중원 조합이 완전히 무너진 상황. 홍명보 감독은 기대주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를 후반전에 황인범을 대신해서 교체 투입했다. 전반에만 2골, 투입 직후 바로 내리 2골을 허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시작한 카스트로프는 부지런하게 뛰면서 기존 한국 미드필더들과 다른 타입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현 시점 한국 대표팀의 다른 미드필더드들과 달리 카스토르프는 미친 개라고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과 파괴적인 플레이를 통해서 브라질에 맞섰다. 단순하게 볼을 예쁘게 찬다는 것이 아니라 투지와 홀동량을 통해 어떻게든 승리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것이 돋보였다.
카스트로프는  브라질 선수들을 상대로도 기가 죽지 않고 적극적으도 달려드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에는 중원으로 나섰으나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뛰었다. 특별히 공격 포인트나 슈팅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으나 '미친 개'처럼 뛰어다니면서 답답하던 경기에 그나마 활력소를 불어넣었다.
냉정하게 브라질전은 빈말로도 교훈이라도 얻는다 수준을 넘어선 참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나라서 홈 데뷔전을 가진 카스트로프가 보여준 미친 투지와 활동량은 앞으로 대표팀에서 그가 충분히 주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카스트로프는 믹스트존에서 만나서 "사실 기분이 조금 복잡하다. 물론 저는 항상 이기고 싶고, 승리를 사랑한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힘든 경기였다. 그래도 홈 데뷔전을 치르게 되어 매우 기뻤고, 팬들이 열광적으로 응원해줘서 행복했다. 분위기는 정말 놀라웠다. 결과에는 만족하지 않지만, 그런 응원을 받을 수 있어 감사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 명이 넘는 관중으로 가득 찼다. 카스트로프는"이런 따뜻한 환영을 받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늘 이런 환대를 꿈꿔왔다. 한국 팬들은 정말 대단하다. 소셜 미디어에서도 많은 응원을 보내주고, 경기장에서도 큰 에너지를 줬다. 이런 사랑을 받게 돼 정말 행복하고,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카스트로프는 "6번 자리(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시작했지만, 후반엔 왼쪽 윙과 10번(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도 했다. 코칭 스태프께서 제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어디서 뛰든 팀을 돕는다면 행복하다. 저에겐 포지션보다 팀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0-5로 진 것보다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브라질은 정말 강한 나라이고,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그들은 훌륭한 경기를 했다. 감독님도 '하루는 쉬고 이후 경기를 분석하자'라고 말씀하셨다. 다음엔 더 영리하게 경기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카스트로프는 한국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했다. 그는 "감독님이 경기 전 '오늘은 전진하라'라고 하셨다. 저는 '좋아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언제나 제 역할을 다하겠다. 한국 팬들은 정말 미쳤어요(crazy). 그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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