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했던 중원, 투 볼란치가 커버할 공간이 넓었다..황인범, "브라질이 잘 노렸다" [서울톡톡]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0.11 05: 40

어떤 선수가 나와도 안정적인 조합이 없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치러서 이스테방과 호드리구에게 나란히 2골, 비니시우스에게 원더골을 허용하면서 0-5로 대패했다. 한국은 1999년 이후 26년 만에 브라질전 승리를 노렸지만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8개월 앞둔 시점에서 치러지는 이번 경기는 단순한 친선전이 아니라, 홍명보호가 남미 강호를 상대로 전술 완성도와 실전 경쟁력을 점검할 중요한 시험대로 평가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한 채 오히려 새로운 숙제만을 떠안게 된 상황이다.

세계의 벽은 높았다. 결과는 0-5 대패였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치러 이스테방(첼시)과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에게 나란히 2골을 허용하면서 0-5로 대패했다.한국 손흥민이 선발 출전하며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최다 출장 기록을 새로 썼다. A매치 통산 출전 수는 137경기.전반 한국 황인범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2025.10.10 /jpnews@osen.co.kr

이날 세계적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마테우스 쿠냐, 카세미루 등 최정예 멤버를 모두 출격시키면서 한 수 위의 전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홍명보호는 상대의 뛰어난 개인기 앞에 준비한 스리백과 중원의 빈 틈이 공략당하면서 본선 무대를 앞두고 조직력 강화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을 가졌다.한국이 브라질을 상대로 마지막으로 웃은 건 1999년 3월 28일이었다. 당시 잠실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김도훈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다만, 그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한국은 브라질을 상대로 1승 1무 8패에 그쳤다. 브라질과의 이번 경기는 단순한 친선전이 아닌,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시험대다. 전반 한국 이강인이 브라질 호드리구 골에 아쉬워하고 있다. 2025.10.10 /jpnews@osen.co.kr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에서도 9월 A매치와 마찬가지로 스리백 테스트에 나섰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스리백에 손흥민 원톱을 통해 강팀과 매치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날 한국의 스리백은 브라질에게 너무나 쉽게 공략당했다. 수비 상황서 파이브백으로 순간적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도 조직적으로 헐거운 모습이 보였다.
홍명보호는 부상으로 빠진 박용우를 대신해서 황인범과 백승호의 조합을 볼란치로 택했다. 기대주 옌스트로프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하지만 황인범-백승호 조합은 수비진 보호와 공수 간격 조절이라는 기본적인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또 상대 중원의 강한 압박에 완전히 막히면서 중앙을 통한 볼 전개 자체가 사라졌다.
브라질이 내 집처럼 한국 진영의 중앙을 장악하면서 너무 편하게 공격 찬스가 이어졌다. 후반전에서 한국은 백승호와 카스트로프, 김진규 등을 투입하면서 다양한 조합을 테스트했다. 그만큼 어느 조합도 안정적인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후반 31분 백승호 대신 원두재를 투입하면서 모든 선수를 점검하고 나섰다.
그러나 모든 조합이 무의미했다. 말 그대로 브라질과 힘의 격차만 체감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월드컵을 8개월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한국은 안정적인 중원 조합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부상 복귀해서 45분을 소화한 황인범은 믹스트존에서 만나 "브라질 선수들이 축구를 참 쉽게 하더라. 다른 팀과 했을 때는 내가 공을 빼앗아서 갈 수 있는 상황인데도 쉽게 쉽게 잘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선수지만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를 잘 돌아보면서 상대가 잘한 점들을 앞으로 선수 생활에서 내 걸로 만들어보고 싶다"라면서 "카스트로프와 호흡을 맞추지 못한 것은 아쉽다. 누장에라도 카스트로프와 같이 경기에 나서는 순간이 온다면 서로의 장단점을 살려주고 보완해주면서 재밌게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표팀 중원의 문제는 스리백으로 인해 중원의 숫자가 부족한 것에서 기반한다. 투볼란치로 상대적으로 넒은 간격을 커버해야 되는 상황이기에 백승호-황인범에게 큰 부담이 갔다. 실제로 경기 내내 두 선수는 많은 커버 범위로 인해 고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스리백에 대해 묻자 황인범은 "브라질이라는 팀이 상대 3선과 2선 사이에 많이 배치돼있는 팀이라서 상대가 확실히 우리 공간을 잘 노렸다. 그런 점들은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맞춰나가서 상대 스타일에 맞게 잘 준비해주실 거라 믿고 선수들도 잘 따라야할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14일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있다. 황인범은 "파라과이와는 몇 년 전에 경기를 했었다. 남미 특유의 끈적끈적한 수비를 했던 기억이 있다. 선수들이 전술이든 개인적인 컨디션이든 잘 준비해서 오늘 경기 보여드렸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좋은 모습들로 바꿔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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