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LAFC)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그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다 출장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손흥민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서며 A매치 통산 137번째 경기에 출전했다. 이로써 종전 136경기로 공동 1위였던 차범근, 홍명보를 제치고 대한민국 남자축구대표팀 최다 출장 단독 1위에 올랐다.
2010년 12월 불과 18세의 나이에 폴란드전에서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던 소년은 어느새 한국 축구의 상징으로 성장했다. 15년 동안 대표팀의 굴곡과 영광을 함께하며 한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의 A매치 여정은 곧 한국 축구의 역사다. 세 번의 월드컵(2014 브라질,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을 포함해 수많은 예선과 평가전, 그리고 국제대회를 치르며 언제나 태극전사들의 중심에는 그가 있었다. 팀이 흔들릴 때마다 가장 먼저 나서 동료들을 독려했고, 패배의 순간에도 누구보다 먼저 고개를 들었다.
그는 브라질전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15년 동안 대표팀에서 꾸준히 뛸 수 있었던 건 절대 내 힘만으로는 불가능했다. 동료 선수들,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홍명보 감독님, 차범근 위원님은 한국 축구의 상징 같은 분들이다. 그런 분들과 같은 자리에 서게 돼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가 걸어온 길은 한 세대의 축구 팬들이 공유한 시간이며, 대표팀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여정이다. 부상과 부진의 시기에도, 세계 무대에서의 찬란한 순간에도 그는 늘 태극마크를 품에 안고 뛰었다.
그는 언제나 팀을 위해 헌신했다. 독일전의 결승골처럼 국민을 하나로 만든 장면도 있었고, 패배 후 눈물로 벤치에 앉아 있던 모습 또한 팬들의 기억에 남았다. 그런 손흥민은 지금도 여전히 달리고 있다. ‘캡틴 손’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직책이 아니라, 한 시대를 관통하는 책임감의 상징이 됐다.


이어 “비가 정말 많이 오는 가운데 축구팬들께 승리하는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이런 패배로 넘어질 시간도 없고 툭툭 털고 일어나야 한다. 오늘처럼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면 책임감을 갖고 화요일 경기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