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3년차에 비로소 FA 선물?…박찬호? 강백호? ‘큰 손’ 롯데가 100억 시장에 참전하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10.10 03: 40

100억 FA설이 난무하는 현재, 롯데가 다시 큰 손으로 나설 수 있을까.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부임 2년차까지 특별한 ‘취임 선물’을 받아보지 못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은 전무했다. 
취임 첫 해인 2023년 스프링캠프 직전, 사인 앤 트레이드로 내야수 김민성과 2+1년 총액 9억원에 계약한 게 전부. 전준우(4년 최대 47억원), 김원중(4년 최대 54억원), 구승민(2+2년 총액 21억원) 등 내부 FA 잔류에 주력했다. 대신 안치홍이 2023년 시즌이 끝나고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에 계약하며 롯데를 떠났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떠났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3연승을 이어갔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개인 통산 700승을 달성했다. 롯데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서 7-4로 승리했다. 중심타자 레이예스가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고, 전준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경기를 마치고 승리한 롯데 김태형 감독이 박준혁 단장에게 개인 통산 700승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4.08.31 / dreamer@osen.co.kr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두산은 최원준, 원정팀 롯데는 데이비슨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장을 방문한 롯데 신동빈 회장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04.25/ ksl0919@osen.co.kr

결과적으로 김태형 감독 취임 이후 롯데는 한 번도 고액 FA 영입을 안했다. 아니, 못했다. 샐러리캡(경쟁균형세) 가득 차 있었고, 상한선에서 넘치기 직전에 찰랑찰랑 거렸다. 팀에 필요한 선수들이 있었음에도 롯데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난해 경쟁균형세 상한액 114억 2638만원에 불과 2억7620만원 모자란 111억 5018만원이었다. 
19일 오전 롯데호텔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 유강남, 한현희의 입단식이 열렸다. 노진혁, 유강남, 한현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foto0307@osen.co.kr
롯데는 2022시즌이 끝나고 유강남(4년 총액 80억원), 노진혁(4년 총액 50억원), 한현희(3+1년 최대 40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샐러리캡이 꽉 찼다. 그렇다고 이들이 제대로 활약한 것도 아니다.
2025년에는 20% 증액한 137억 1165만원으로 상향 조정 됐다. 하지만 이미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가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크고 전준우 김원중 구승민 등 내부 FA 선수들들과 비FA 다년계약을 한 박세웅에게 책정된 연봉의 자리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2024년 대활약을 펼친 ‘윤고나황손’,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호영의 연봉 상승 폭도 대단했다. 
계속 샐러리캡에 대한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 그래도 2026년에는 샐러리캡 금액이 143억 9723만원으로 다시 한 번 증액됐다. 아울러 7시즌 이상 소속선수로 등록한 이력이 있는 선수 1명을 경쟁균형세 총액 산정에서 제외하는 예외 선수 제도까지 생겼다. 롯데의 숨통이 트였다. 이제 롯데는 다시 한 번 투자 여력이 생겼다. 한 번 지갑을 열면 과감하게 여는(성패 여부와 관계없이) 롯데로서는 올해 다시 한 번 FA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두산은 최준호를, 롯데는 윌커슨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경기장을 방문한 롯데 박준혁 단장, 신동빈 회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4.05.17 / ksl0919@osen.co.kr
KIA의 주전 유격수로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안정적이면서 화려한 수비를 과시하는 내야수 박찬호, 그리고 천재 타자로서 상대에 위압감을 주는 거포 강백호가 올해 FA 시장에 최대어다. 롯데가 이들에게 관심을 표명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와 상황이 있다.
롯데는 언제나 유격수 포지션이 미흡했고 약했다. 올해 전민재 이호준 등이 유격수 자리에서 분투했다. 지난해 두산과의 트레이드로 합류한 전민재는 헤드샷 악재와 내복사근 부상 등으로 고전한 시기도 있었지만 101경기 타율 2할8푼7리(331타수 95안타) 5홈런 34타점 39득점 OPS .715의 성적을 기록했다. ‘트레이드 복덩이’로 불렸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한계도 동시에 확인했다.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경기,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선 전민재는 체력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비에서도 실점으로 이어지는 ‘클러치 실책’이 잦았다. 또 수비시 전진성이 부족한 모습으로 아웃을 내야안타로 만들어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올해 16개의 실책을 범했다.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KT는 조이현, 방문팀 KIA는 애덤 올러를 선발로 내세웠다.3회말 무사 선두타자로 나선 KT 안현민의 땅볼 타구 때 KIA 유격수 박찬호가 타구를 잡아 1루로 몸을 날리며 송구하고 있다. 2025.06.01 / dreamer@osen.co.kr
박찬호가 현재 롯데에 가장 필요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수비력은 출중하지만 커리어에서 OPS .7을 넘어본 게 2017년 단 한 사즌일 정도로 공격에서 아쉬움이 짙은 심우준이 지난해 KT에서 한화로 이적하면서 4년 50억원을 받았다. 
박찬호는 이미 수비력은 검증이 끝났다. 올해 포함. 최근 3시즌 모두 수비이닝 1000이닝을 넘으며 건강함을 증명했다. 대신 실책 갯수는 14개-23개-16개로 이닝 대비 아주 적은 수치다.  공격에서도 2023~2024년 3할 타율, 그리고 올해 포함 최근 3년 OPS .734-.749-.722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 생산력도 유격수로는 최상급이다. 올해 성적은 124경기 타율 2할8푼7리(516타수 148안타) 5홈런 42타점 75득점 27도루 OPS .722의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가 품을 수만 있다면 유격수 자리가 단숨에 보강이 된다. 그리고 현재 박찬호를 가장 관심있어 하는 팀은 롯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소문이 파다하다. 심우준의 50억원부터 시장가는 시작될 전망이다.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경기에서 KT는 헤이수스를, NC는 로건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8회말 1사 1루 KT 강백호가 2점 홈런을 날린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04.09 / soul1014@osen.co.kr
강백호 역시도 롯데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선수다. 강백호는 지난 2022~2023년 시즌의 방황을 끝내고 지난해부터 다시 날개를 펼쳤다. 지난해 144경기 타율 2할9푼9리(550타수 159안타) 26홈런 96타점 OPS .850의 생산력을 과시했다. 올해는 95경기 타율 2할6푼5리(321타수 85안타) 15홈런 61타점 41도루 OPS .825의 기록을 남겼다. 
올해 유일하게 세 자릿수 홈런을 치지 못한 롯데(75개)의 빈약한 장타력을 단숨에 해소할 수 있다. 올해 롯데 팀 전체의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 타고투저 양상의 리그에서도 125홈런으로 리그 8위에 그쳤다. 
그러나 최대어가 무색하게 마땅한 포지션이 없는 강백호다. 그러나 만약 영입을 하게 된다면, 없는 자리라도 만들어서 기용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1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LG는 임찬규, KIA는 이의리가 선발로 나섰다.9회초 무사 1루에서 KIA 박찬호가 번트 앤 슬래시로 우전 안타를 날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5.09.13 /jpnews@osen.co.kr
그러나 박찬호와 강백호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벌써 100억원이라는 금액이 등장한다. 희귀한 매물인 만큼 구매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고 그만큼 시장가는 상승한다. 롯데가 100억을 다시 한 번 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2022년 시즌이 끝나고 롯데는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에게 170억원의 투자를 감행한 바 있다. 롯데는 한 번 쓰면 화끈하게 쓴다.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키움은 하영민, KT는 헤이수스를 선발로 내세웠다.4회초 1사 주자 1루 KT 강백호가 우중월 투런 홈런을 때리고 있다. 2025.08.16 / rumi@osen.co.kr
관건은 모그룹의 상황. 모그룹이 과거처럼 자금을 과감하게 지원해주기에는 힘든 실정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롯데에서는 이대호만 가능했던 ‘100억 FA’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일단 롯데는 외부 FA 시장에 적지 않은 관심이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을지가 올 겨울 스토브리그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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