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주장 구자욱이 가을야구 침묵 속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더그아웃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SG를 5-2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삼성은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5.3%를 잡았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34차례 중 1차전 승리 팀이 29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삼성 선발 최원태는 6이닝 2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19경기 만에 거둔 첫 승리였다. 이재현은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1회 선두타자 초구 홈런 진기록을 세웠고 김영웅은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승기를 굳혔다. 디아즈는 3안타 1타점으로 타선을 이끌며 맹활약했다.
정규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19, 19홈런, 96타점, 106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던 주장 구자욱의 방망이는 가을에 잠잠했다. 이날도 1회 직선타, 2회 유격수 땅볼, 4회 볼넷, 5회 3루수 땅볼, 8회 1루수 땅볼로 침묵했다. 하지만 성적 부진에도 위축되지 않았다. 평소보다 더욱 열정적이었다. 동료들을 향한 애정과 뜨거운 응원으로 더그아웃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1회 이재현의 홈런에 누구보다 크게 환호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회 이재현이 SSG 김민의 공에 맞자 트레이너보다 먼저 그라운드로 달려가 동료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다는 사인에 안도의 숨을 내쉰 구자욱은 상대 포수에게 조심을 당부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작은 행동 하나에서도 팀을 향한 그의 애정이 묻어났다.






더그아웃에서는 응원에 앞장섰다. 4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디아즈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은 구자욱은 더그아웃에서 껑충 뛰며 동료들과 득점의 기쁨을 나눴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투수들에게는 뜨거운 환호와 격려를 보냈다.
구자욱의 리더십은 팀을 하나로 묶었다. 와일드카드 1·2차전에서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끈끈한 응집력으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잡아냈다.



경기 후 삼성 박진만 감독은 “(부진했던 디아즈의 3안타 맹활약에) 이제 구자욱만 살아나면 된다”라고 말하며 더그아웃을 이끈 캡틴의 부활을 기대했다.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