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의 초구를 공략해 선제 솔로 아치를 날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재현은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선발 (최)원태 형이 너무 잘 던진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1,2차전 타율 4할2푼9리(7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한 이재현은 9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제대로 폭발했다.
1회 첫 타석에서 SSG 선발 미치 화이트의 초구 직구를 걷어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3회 볼넷을 골라 멀티 출루에 성공한 그는 5회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오른쪽 팔꿈치를 맞고 쓰러지는 아찔한 상황이 나왔다.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고 9회까지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이 1회 선두 타자로 나서 홈런을 치면서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갔다. 이재현이 1번 타자로서 아주 잘해주고 있다. 와일드카드부터 팀내 타자 가운데 타격감이 가장 좋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재현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많이 성장했다”고 반겼다.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선발 (최)원태 형이 너무 잘 던진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힌 이재현은 “상대 투수의 공이 좋아 공략하는 게 쉽지 않을 거 같았다. 가장 확률이 높은 선두 타자 직구에 포커스를 두고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역대 최초 1회초 선두 타자 초구 홈런을 날린 그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기록이다. 기록 달성보다 선취점을 올린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5회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오른쪽 팔꿈치를 맞은 이재현은 “처음에는 많이 아팠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냥 멍든 느낌이다. 자고 나도 괜찮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그의 활약은 돋보인다. 이에 “큰 경기를 치르며 수비에서 실수하면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던 그이지만 여전히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 “긴장하는 건 작년이나 올해나 똑같다. 그래도 한 번 해봐서 그런지 미리 플레이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했다.
이날 6이닝 무실점 8탈삼진 완벽투를 뽐낸 최원태는 “(이)재현이가 1회 선두 타자 홈런을 날린 덕분에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수비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자 이재현은 “정규 시즌 때 원태 형이 등판할 때 실수했던 게 늘 죄송했는데 오늘 원태 형에게 도움이 됐다니 기분 좋다”고 씩 웃었다.

이날 결승타를 터뜨리며 삼성의 5-2 승리에 큰 공을 세운 이재현은 ‘포테토칩 선정 오늘의 포텐터짐상’을 받았다. 상금 100만 원과 함께 포테토칩 5상자를 받았다. 그는 “(포테토칩을) 먹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나눠주겠다. 저는 한 봉지만 먹으면 된다. 상금은 친구와 후배들과 밥 먹을 때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