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주장 애런 저지(33)가 가을야구에 약한 ‘새가슴’ 이미지를 지웠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5할 타율을 쳤고, 디비전시리즈에는 6할 타율로 불방망이를 휘둘러지만 양키스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저지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5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3선승제) 4차전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지만 양키스는 2-5로 졌다.
이날 패배로 양키스는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토론토에 무릎 꿇으며 시즌을 마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27회 월드시리즈 우승을 자랑하는 최고의 명문 구단이지만 2009년이 마지막으로 16년째 우승에 실패했다.
저지는 전날(8일) 3차전에서 4회 극적인 동점 스리런 홈런을 치며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양키스를 살렸다. 이날 4차전도 1회 첫 타석부터 좌전 안타 치고 나간 저지는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자동 고의4구로 걸어나갔다. 1점차 리드 상황에서 토론토는 저지의 한 방이 두려웠고, 주자가 없는데도 고의4구 작전을 썼다. 바뀐 투수 야리엘 로드리게스가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볼넷을 주며 2사 1,2루 위기가 있었지만 재즈 치좀 주니어를 2루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고의4구 작전이 통한 것이다.
토론토는 곧 이어진 7회 공격에서 2점을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저지는 1-5로 뒤진 9회 2사 2루 마지막 타석에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쳤지만 승부가 토론토로 넘어간 뒤였다. 다음 타자 코디 벨린저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양키스의 2025시즌이 끝났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58경기 타율 2할5리(220타수 45안타) 16홈런 34타점 OPS .768로 정규시즌에 비해 크게 부진했던 저지는 올해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포함 이번 가을야구 7경기에서 타율 5할(26타수 13안타) 1홈런 7타점 OPS 1.273으로 폭발했다. 홈런은 1개밖에 없지만 7경기 중 6경기에서 2안타 이상 멀티히트를 쳤다.
![[사진]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09/202510091302777490_68e735178e92f.jpg)
ALDS에서도 4경기 타율 6할(15타수 9안타) 1홈런 6타점 OPS 1.617로 대폭발했다. 볼넷 4개 중 2개가 고의4구일 정도로 토론토도 저지에게 쉽게 승부를 들어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6할 타율을 칠 정도로 저지의 타격감은 대단히 뜨거웠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소리를 쏙 들어가게 한 저지이지만 양키스의 탈락은 막지 못했다. 벨린저(.188), 트렌트 그리샴(.118), 치좀(.143), 벤 라이스(.182), 앤서니 볼피(.067) 등 다른 타자들이 1할대 또는 1할도 안 되는 타율로 ALDS를 망쳤다.
투수진도 이날 4차전에서 6⅓이닝 4실점(2자책)으로 역투한 신인 캠 슐리틀러를 제외하면 1~3차전 선발 루이스 힐(2⅔이닝 2실점), 맥스 프리드(3이닝 7실점), 카를로스 로돈(2⅓이닝 6실점) 모두 4회 이전에 내려가며 무너졌다. 저지의 원맨쇼로 3차전을 9-6으로 역전승하긴 했지만 시리즈 전체로 보면 투타에서 토론토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사진]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09/202510091302777490_68e735183b22e.jpg)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저지는 “우승을 위해 뛴다. 우승을 하지 못하면 좋은 시즌이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못했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게 마지막이 될 선수들도 있다. 그들과 포스트시즌을 길게 하면서 우승으로 마무리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시즌 내내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해주고, 지고 있을 때도 자리를 지켜준 팬들을 실망시킨 것이 정말 안타깝다”고 자책하며 “분명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게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을 찾아내 다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최악의 결말이다.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이 모여 시즌 막판 몇 달간 하나로 뭉쳐 힘을 발휘했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우리가 졌다. 토론토에 경의를 표한다. 그들은 이번 시리즈에서 우리를 완전히 압도했다. 존 슈나이더 감독에게도 찬사를 보낸다”고 토론토의 승리를 먼저 축하했다.
이어 분 감독은 “다들 침울한 분위기다. 마음이 편치 않다. 무언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팀이 이렇게 끝나버리면 항상 힘들다. 우리는 우승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이런 식으로 끝날 때마다 항상 끔찍하다. 우리는 매년 우승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잇다. 그 믿음과 열정은 변하지 않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은 어려운 일이다”고 거듭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한 번의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도 우승에 실패한 저지의 좌절감도 헤아렸다. 분 감독은 “저지도 나도 언젠가 우승을 해낼 거라 믿는다”고 내년을 기약했다. 2018년부터 8년째 양키스를 이끌고 있는 분 감독은 지난 2월 2027년까지 연장 계약한 상태. 분 감독은 내년에도 감독직을 맡는지에 대한 질문에 “난 계약이 된 상태다. 다른 예상을 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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