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교도소에 수감된 가수 김호중의 소식을 전했다.
송영길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흘 가까운 연휴가 되니, 1년 4개월 넘게 구속 수감 중인 가수 김호중 씨가 더욱 생각난다"며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김호중 씨와 같은 동에서 지낸 인연이 있다. 처지는 달랐지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좁은 공간에서 나눈 대화와 작은 배려는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여주 소망교도소로 옮겨간 김호중 씨를 면회했다. 그의 얼굴은 유난히 맑아 보였다"며 "이 시련이 김호중 씨에게 더 깊은 고통과 사랑을 체험하게 하고, 내공을 다져 세계적인 가수로 설 수 있는 연단의 세월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김호중은 지난해 5월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매니저가 대신 자수했으나, 김호중은 17시간 뒤 경찰에 출석해 직접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김호중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측정되지 않아 음주운전 혐의는 빠졌지만, 법원은 “상당한 음주량으로 판단력과 사고력이 저하된 상태였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호중은 항소했으나 2심에서도 형량이 유지됐고, 지난 5월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최근에는 민영 교도소인 소망교도소로 이감됐는데 형기를 모두 채울 경우 오는 2026년 11월 출소 예정이다.
송영길 대표가 공개한 손편지에서 그는 "비록 갇혀있는 몸이지만 겸손하게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반성하며 김호중의 시간을 채워나가겠다"며 "모든 것이 제 잘못이다. 오늘 또 느낀다. 이곳에서 삶의 겸손을 더 비우고, 다윗처럼 같은 실수로 같은 곳에 넘어지지 않는 저 김호중이 될 수 있도록 깎고, 또 깎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송영길 대표 글 전문이다.
[추석 연휴 시작입니다. 가수 김호중 씨 소식을 전합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감옥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연휴입니다. 연휴 기간 동안 운동, 면회, 편지, 변호사 접견 모두가 중단됩니다. 갇힌 방 안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열흘 가까운 연휴가 되니, 1년 4개월 넘게 구속 수감 중인 가수 김호중 씨가 더욱 생각납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김호중 씨와 같은 동에서 지낸 인연이 있습니다. 처지는 달랐지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좁은 공간에서 나눈 대화와 작은 배려는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여주 소망교도소로 옮겨간 김호중 씨를 면회했습니다. 그의 얼굴은 유난히 맑아 보였습니다. 저는 맹자의 말씀을 인용했습니다. 이 시련이 김호중 씨에게 더 깊은 고통과 사랑을 체험하게 하고, 내공을 다져 세계적인 가수로 설 수 있는 연단의 세월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습니다.
어려울 때 내미는 손의 온기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저는 그에게 조금이나마 용기와 희망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지난날의 잘못으로 큰 사회적 비난을 받으며 지금은 죄값을 치르고 있는 그이지만, 저는 고통 속에서도 회개와 반성, 다짐의 길을 걷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며칠 뒤, 김호중 씨가 정성스러운 손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이 무겁게 가슴에 내려앉아 있다고 고백했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작은 선택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말 속에는 반성과 새 출발의 뜻이 담겨 있었고, 짧은 면회가 긴 겨울 같은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불빛이었다는 고백에는 저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배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 편지에서 그의 진심을 읽었습니다. 그 진심은 긴 겨울 끝에 얼음을 뚫고 올라오는 첫 꽃눈처럼 여리고 떨리며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잘못은 지울 수 없지만, 진정한 반성과 새로운 출발을 향한 마음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 작은 떨림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품어주고 싶습니다.
편지를 읽는 내내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고, 작은 보람과 뿌듯함도 밀려왔습니다.
추석이 다가옵니다. 모든 분들께 웃음과 평안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귀향길 운전 중에 김호중 씨가 추천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서곡을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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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육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