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고래 싸움에 새우 예능 등만 터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출연한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두고 여야가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앞서 ‘냉장고를 부탁해’ 공식 계정 등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의 출연을 예고하는 영상이 공개돼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이번 방송은 ‘추석 특집, K-냉장고를 부탁해’를 주제로 한국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국내 일류 셰프들의 다양한 손맛이 공개될 예정이었다.
제작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에 대해 ‘K-푸드 전도사’로서 제철 농수산물과 전통 추석 음식을 소개하고, 평소 즐겨 먹는 음식과 명절과 관련된 추억을 전할 예정이라고 알린 바 있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 화재가 발생해 행정시스템 일부가 마비됐다. 27일 국무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개최됐고, 당일 오후 6시에 화재는 완진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오후까지도 중대본 회의에 참석했고 이후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에 참여한 걸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국가전산망 장애 담당 팀을 총괄하던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지난 3일 사망하며 사태는 다시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낳았다. 결국 JTBC측은 4일 "5일(일) 방송 예정이던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은 6일(월) 밤 10시로 편성 변경됐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또한 "국가공무원의 사망으로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jtbc 측에 방영 연기를 요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자원 화재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위기 상황이 발생한 상태에서 대통령 내외가 예능에 출연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심각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예능 촬영을 했는지"라고 맹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를 부탁해'는 6일로 연기돼 공개될 예정이다. 추석 연휴 좋은 취지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JTBC로서는 정치권 싸움의 한가운데에서 애먼 눈치만 보게 됐다.
/comet568@osen.co.kr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