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 형! 인천까지만 가게 해줘, 내가 하드캐리할게"…9연승 지켜본 캡틴, 가을의 기적 끝나지 않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10.05 08: 4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기적을 완성했다. NC 다이노스는 4일 창원NC파크에서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7-1로 승리, 9연승을 완성하면서 5위를 확정했다. NC는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선다. 이로써 NC는 창단 이후 8번째, 2023년 이후 2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로 복귀했다. 이호준 감독은 부임 첫 시즌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NC의 가을야구 진출은 말 그대로 기적에 가깝다. 정규시즌 내내 5할 언저리에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던 NC다. 전력에 대한 안정성이 부족했다. 그런데 그 안정감과 운이 정규시즌 막판에 따라왔다. 이호준 감독의 승부사 본능도 더해지면서 9연승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가을야구의 기적이 완성됐다. 
피타고리안 승률을 기반으로 KBO리그 팀들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계산하는 ‘psodds.com’에 따르면, 9연승 이전인 9월 20일, NC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3.5%에 불과했다. 하지만 연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확률을 높였고 보름 만에 가을야구 진출 확률을 100%로 만들었다. 그만큼 기적의 행군을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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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열렸다. 홈팀 NC는 최성영이, 방문팀 키움은 김연주가 선발로 나섰다.NC 다이노스 박민우가 경기장을 찾은 가족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5.05.17 / foto0307@osen.co.kr

NC 다이노스가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7-1로 승리, 5위를 확정했다. NC는 파죽의 9연승으로 ‘가을 야구’ 막차 티켓을 거머쥐었고 6일부터 4위 삼성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NC 다이노스 주장 박민우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10.04 / foto0307@osen.co.kr
다만, 이 기적의 행군 과정에서 주장 박민우는 없었다.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었던 박민우는 9월 12일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3주 가량 전열을 이탈했다. 박민우는 올해 117경기 타율 3할2리(404타수 122안타) 3홈런 67타점 28도루 OPS .810의 성적을 기록했다. 상위타선에서, 그리고 더그아웃 안팎에서 주장의 역할을 다했다. 
그럼에도 NC는 임시 주장 서호철의 분전으로 박민우의 공백을 채워나갔다. 그리고 또 다른 베테랑인 박건우가 아픈 몸을 이끌면서 타선의 리더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큰 경기 경험이 많고 클러치 히터(득점권 타율 .432)인 박민우의 존재감이 가을야구에서는 필요하다.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복귀한 박민우. 타격은 100%인 상황이지만 수비와 주루는 아직 완전히 소화하기 힘들다. 최종전에서 대타로 나섰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대타로 대기할 전망이다.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삼성은 레예스가, 방문팀 NC는 신민혁이 선발 출전했다. NC 다이노스 박민우가 9회초 2사 1,2루 우익수 오른쪽 2타점 3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06.07 / foto0307@osen.co.kr
박민우는 “제일 중요한 시기에 빠져 있었다. 주장이었는데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남아있는 선수들에게 그 짐이 간 것이나 마찬가지지 않나. 그런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기분이 좋았고 집에서도 야구 보면서 응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있어서 잘해도 지면 어차피 의미가 없는 것이다. 어쨌든 주장 자리에서 (서)호철이가 임시 주장으로 책임감을 갖고 엄청 잘하더라. 너무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경기에 나설 수는 없지만, 클럽하우스 곳곳에서 박민우는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박건우는 “(박)민우가 빠져있었지만 경기하기 전에 더그아웃에 와서 ‘할 수 있다’, ‘우리 꼭 5강 가야한다’, ‘한 팀이 되자’고 응원을 하고 갔다. 스카이박스에서 보기도 했다”며 “그런 것을 보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정말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잘 모였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NC 다이노스 박민우 / foto0307@osen.co.kr
밖에서 지켜본 기존 선수들을 보자, 박민우는 감탄했다. 그는 “우승한 LG를 보면 선수들이 다 ‘야구 잘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잘 던지고 잘 치고를 떠나서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런데 우리 팀도 보면 정말 야구를 잘한다고 느껴졌다. 오늘도 와서 보니까 이제 우리 선수들도 야구를 알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분위기도 좋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계속 연습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뿌듯해 했다.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감보아가, 방문팀 NC는 목지훈이 선발 출전했다.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과 조영훈 코치, 박민우가 6회초 무사 2,3루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한 권희동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7.30 / foto0307@osen.co.kr
박건우는 “여기까지 온 것도 기적이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삼성에 진다고 해도 비난하실 분들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했고 한 팀이 돼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자 박민우는 박건우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부탁했다. 준플레이오프는 뛸 수 있게끔 힘을 내달라고. 박민우는 “우리가 9연승 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다. 11연승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선수들 잘 하고 있으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라면서 “그래서 선수들에게 ‘인천까지만 가게 해달라. 인천 가면 내가 하드캐리할게’라고. (박)건우 형도 인천까지 가게 해준다고 하더라. 인천을 가면 제가 스타팅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NC의 가을야구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박민우는 더 큰 기적을 이뤄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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