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일 없던 '홍김동전', 지켜준 '공구박스', 1위 찍은 '도라이버'…"은혜 갚아야죠" (인터뷰 종합②)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5.10.07 08: 00

2024년 1월 18일, “동전 앞면이 나오면 다시 돌아온다”라고 외치며 힘차게 동전을 던지며 1년 6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한 ‘홍김동전’. 그로부터 403일 후인 2025년 2월 23일, 길거리를 걷다 발견한 ‘앞면’의 동전을 누군가 주워가면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됐다. ‘홍김동전’이 ‘도라이버’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402일 만에 돌아온 ‘도라이버’. 이들이 다시 뭉칠 수 있었던 그 뿌리에는 ‘저금통’, ‘동전지갑’이라 불렸던 지금의 ‘공구박스’라는 팬덤이 있었다. 이례적으로 두터운 팬덤을 형성한 이들은 ‘홍김동전’이 막을 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KBS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하는 등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도라이버’로 부활하자 최근에는 지하철 광고를 진행하며 힘을 실어줬다.
'도라이버' 제공

'도라이버' 제공

“그때 프로그램이 막을 내린다고 할 때도 팬분들께서 반대를 엄청 많이 하셨다. 반대한다는 뜻을 담아 트럭 시위도 하셨는데, 많은 프로그램들을 경험해 봤지만 이런 경험은 거의 처음이라서 더 감사한 마음이 컸다. 특히 최근에 지하철 역사에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광고를 해주셨는데,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직업이지 않나. 근거리에 행사가 있어서 끝나고 광고가 설치된 역에 가서 직접 봤는데 꽤 오랜 시간 바라보게 되더라. 내가 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누군가가 이렇게 홍보를 위해서 설치한 게 아니라 우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해주셨다는 게 뿌듯했다.” (조세호)
“그런 광고는 사실 아이돌 분들이 많이 하시지 않나. 그래서 ‘공구박스’ 분들이 우리 5명 조합을 좋아해 주시는 이유가 뭘까 많이 생각해 보기도 했다. 각자 열심히 활동하면서 5명이 모였을 때 좀 안아주고 싶은 그런 게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가 고군분투하는 걸 지켜보셔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한데, 특별히 더 애정해 주셔서 저희는 오롯이 그 마음을 느끼고 있다.” (주우재)
'도라이버' 제공
두터운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던 건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저조한 시청률에 고군분투하는 모습부터 부족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고 그러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무해한 웃음을 선사했기 때문 아니었을까.
“저희 케미스트리의 핵심은 부족함이지 않나 싶다. 저와 진경 누나, 창희가 친했던 이유는 서로가 부족한 게 많다 보니까 서로가 옆에서 채워줬기 때문이다. 도라이버’ 우리끼리도 보이지 않는 부족함들이 서로 보이니까 그걸 서로 잘 챙겨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세호)
“각각을 보면 부족함 없이 완벽하지만 모이면 부족해진다. 심지어 주우재도 부족해질 정도다. 그래서 이게 왜 그럴까 심도 있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홍진경)
“뭔가 떨어진다기보다는 합쳤을 때 요상한 색깔이 나는 것 같다. 우영이 말대로 정확히는 여고생, 남고생이 되는 것 같다. 사회생활하면 체면치레하려고 유치한 장난 안 치고 하는데 우리 5명이 있으면 서로 받아주고 하면서 10대 때처럼 막 던지고 유치하게 놀아도 다 수용이 되어서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어린애들처럼 순수해지는 것 같다.” (주우재)
'도라이버' 제공
그렇게 돌아온 ‘도라이버’는 ‘홍김동전’ 때부터 바라던 팬들과 추석을 보낼 수 있게 됐다. ‘홍김동전’ 당시 추석이 없던 건 아니었지만 이렇다 할 특집을 하지 못했고, 마지막 회를 ‘이른 추석 특집’으로 꾸미며 이별했다가 돌아와 맞이한 추석이기에 감동이 특별하다.
“‘홍김동전’ 때는 저희가 시청률이 저조해서 힘을 내야 했는데, 매번 녹화 시작할 때마다 불안감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시청률에 대해서는 해탈했지만, 저금통, 동전지갑(당시 팬덤명) 분들에게 저희가 뭔가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다는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 컸었다. ‘도라이버’로 처음 맞는 추석은 그때 우리가 이뤄내지 못한 약속을 그래도 이제는 매주 지켜내는 입장이 된 것 같다. ‘홍김동전’ 때보다 더 열심히 해보자 싶고, ‘홍김동전’ 때는 아쉽게 끝을 맺었지만 ‘도라이버’로 돌아오면서 우리 스스로가 지켜내고 있는 느낌이다.” (장우영)
“‘홍김동전’ 때는 간단하게 내일이 없었다. 그때는 우리가 유행어처럼 말했던 게 ‘패딩 입고 오프닝하고 싶다’였다. 그래서 그때는 불안함을 가지고 추석을 보냈다면, 이제는 넷플릭스에서 정확히 정해진 회차가 있기 때문에 불안감은 많이 없어지고 더 편한 마음을 갖게 됐다.” (주우재)
“이번 추석은 우리 ‘공구박스’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기에 감사하고 소중하다. ‘홍김동전’ 때 제대로 추석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막을 내렸는데, 그래서 저희를 기다려 주신 분들에게 더 감사한 마음으로 추석 인사를 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 추석을 앞두고 촬영이 진행됐는데, 그럼에도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한 추석 연휴의 시작 같다.” (조세호)
'도라이버' 제공
최장 10일이나 되는 긴 연휴의 둘째 날인 4일에도 ‘도라이버’ 멤버들은 경기도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 모여 녹화를 진행,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싶을 민족 대명절임에도 일할 수 있음에 기뻐하고, 함께 모여 즐거움을 나누며 더 깊어진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는 ‘도라이버’. ‘홍김동전’ 때부터 ‘제2의 무한도전’이라 불리며 주목받았던 이유였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생각한다면 순위권 안에 들어야 더 많이 노출이 된다. ‘홍김동전’은 KBS라는 공영방송에서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방송을 하기에 ‘잘 보고 있다’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었는데, ‘도라이버’는 매주 일요일 오후 5시에 공개되지만 넷플릭스를 구독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기에 접근성이 쉽지는 않다. 그리고 순위권 안에 없으면 노출이 상대적으로 되지 않는 특성상 ‘도라이버’가 어디서든 잘 보여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홍진경)
“공구박스 여러분들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본다. 조그맣게라도 콘텐츠로 담을 수 있다면 좋겠고, 감사한 마음도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영화관에서 ‘도라이버’ 같이 보기 등의 이벤트로 공구박스 분들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눠보고 추억도 만들어보고 싶다.” (조세호)
“진짜 형, 누나들과 오래오래 ‘도라이버’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체력이 되는 한, 몸이 허락하는 한 어디서든 쭉 오래 하면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장우영)
“진경이가 ‘홍김동전’에서 30주년을 축하했고, 제가 ‘도라이버’에서 30주년을 기념했다. 우리 중에서는 데뷔를 기준으로 하면 주우재가 막내인데, 주우재의 3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싶다. 그리고 공구박스 분들이 큰 사랑을 주셨는데 은혜 꼭 갚고 싶다. 가장 힘들 때 도와준 사람이 제일 소중한 사람 아니겠나. 저금통, 동전지갑으로 시작해 공구박스가 됐는데, 그분들에게 한 번 은혜를 갚아야 되지 않을까 싶다” (김숙)
“프로그램이 영원할 수는 없지만 우리 관계는 말 그대로 영원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관계가 이어져 있으면 언젠가는 어디서든 어떤 모습으로든 할 수 있으니 지금도 친하지만 앞으로 계속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 자체가 팬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선물이지 않나 싶다.” (주우재)
'도라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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