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수원도 같이 취소됐으면 좋겠어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우천 취소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5위를 두고 KT 위즈와 살떨리는 경쟁을 펼치고 있는 NC다. 현재 양 팀은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단 2모 차이가 난다. NC가 2모 차이로 앞선 5위다. NC는 최종전을 승리하면 자동으로 5위를 확정짓는다. 만약 패하거나 무승부를 하더라도 KT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면 NC가 5위로 가을야구 티켓을 얻는다. KT는 같은 시각 한화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NC로서는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고 갈 수 있는 상황. 그런데 비가 변수다. 이날 창원을 비롯한 남부지방에는 오전부터 빗줄기가 세차게 내렸다. 오후가 된 현재도 비는 그치지 않고 있다. 이날 밤까지 비 예보가 내려져 있는 상황. 이미 그라운드에는 물이 흥건하다.
이날 경기가 취소되면 4일로 넘어간다. 대신 수원에서 열리는 KT와 한화가 정상적으로 열리고 또 KT가 승리하게 되면 NC는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반대로 KT가 패하면 NC는 마음 편히 시즌 최종전을 치르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한화도 순위를 확정 짓고 본래 선발인 류현진이 아닌 신예 박준영이 등판하는 상황에서 KT가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 NC 경기가 취소될 경우 자연스럽게 부담이 올 수밖에 없다.

이호준 감독도 경계하는 지점이다. “차라리 수원도 같이 취소돼서 내일(4일) 똑같이 경기 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면서 “사실 부담도 특권이다. 우리가 성적을 내고 있으니까 이런 부담도 선수들이 받아들여야 한다. 탈락한 팀들은 부담감이 있겠나”라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KT가 이기고 우리는 내일 경기를 하게 되면, 경기하면서 선수들이 위축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더 잘하려고 하다 보면 말릴 수도 있다는 걱정이 머릿속에 많이 든다”며 “선수단 분위기는 너무 좋은데 이런 부담들이 선수들을 경직되게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이호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욕심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나도 따로 말 안하고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렇게 선수단이 딱 뭉쳐서 잘 하고 있다. 스태프들은 분위기가 안 깨지게만 해주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일단 우천 취소 여부와 관계 없이 이날 NC는 베스트 라인업이 출격한다. 김주원(유격수) 최원준(중견수) 박건우(지명타자) 데이비슨(1루수) 권희동(우익수) 이우성(좌익수) 서호철(2루수) 김휘집(3루수) 김형준(포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라일리 톰슨.
아울러 허리 통증으로 고생했던 주장 박민우도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엔트리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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