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첫 풀타임 시즌을 마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두고 중견수를 떠나 코너 외야수로 포지션을 이동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야구운영사장은 이정후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오프시즌의 과제를 다뤘다. 81승81패(승률 .500),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3위로 4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된 샌프란시스코는 시즌을 마치자마자 밥 멜빈 감독을 경질하며 쇄신에 들어갔다.
샌프란시스코를 오래 담당한 앤드류 배걸리 기자는 오프시즌 팀의 과제로 새 감독 선임을 비롯해 선발투수 보강, 불펜 재건, 외야 수비 강화, 벤치 전력 향상 등을 꼽았다.
이정후의 이름이 나온 대목은 외야 수비 강화 부문이었다. 배걸리 기자는 ‘샌프란시스코가 프리미엄 중견수를 영입해 이정후를 코너 외야수로 옮기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며 이정후의 중견수 수비 불안을 지적했다.
이정후는 올해 공식 기록된 실책이 3개로 평균 대비 아웃카운트 처리 지표인 OAA(Outs Above Average)는 -5로 리그 전체 하위 11%에 속했다. 규정 수비 횟수를 충족한 중견수 42명 중 41위로 이정후보다 OAA가 나쁜 선수는 조 아델(LA 에인절스·-8)이 유일했다.
중견수를 새로 영입하고, 이정후를 좌익수나 우익수로 보내는 것이 이상적인 그림이지만 쉽지 않다. 배걸리 기자는 ‘샌프란시스코의 외야 수비력 개선은 대부분 내부에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코칭스태프가 이정후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의 수비 위치를 더 효과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라모스는 공격에서 얻어낸 가치를 수비에서 다 까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뿐만 아니라 좌익수 라모스도 극악의 수비를 보였다. 2년 연속 20홈런 넘긴 라모스는 리그 외야수 중 3번째 많은 9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OAA는 -9로 리그 전체 하위 3% 수준. 외야 두 자리가 샌프란시스코로선 구멍과 다름이 없었지만 포지 사장은 이정후와 라모스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타선의 핵심인 두 선수를 뺼 수도 없다.
배걸리 기자는 ‘포지 사장은 라모스의 워크에식을 극찬하며 26세인 그가 아직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포지 사장은 이정후가 한국에서 경험한 것보다 훨씬 긴 일정과 이동을 포함해 사실상 배움의 해였던 어려운 시즌을 마무리한 것에 고무됐다고 했다’며 내부 평가가 좋다고 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 이정후, 드류 길버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02/202510021921770554_68de949f23115.jpg)
포지 사장은 “이정후도 자신의 가치 중 일부가 수비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그 부분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며 이정후가 중견수로서 수비 향상을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였던 지난해 5월 중순 수비 중 펜스와 충돌로 왼쪽 어깨 수술을 받는 바람에 37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던 이정후는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150경기 타율 2할6푼6리(56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10도루 출루율 .327 장타율 .407 OPS .735로 기복 있긴 했지만 타격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내년에는 수비력을 끌어올려 공수겸장 중견수로 확실하게 거듭나야 한다. 이정후도 지난달 30일 귀국 인터뷰에서 “솔직히 수비는 좋을 때는 이야기가 안 나오다가 못 하니까 계속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오더라. 수비도 내년에 더 좋아질 거라 본다. 7월에 수비가 확 안 좋아진 적 있는데 그때 생각이 많았다. 중견수라서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내가 잡아야 하는 건데 나도 모르게 수비하다가 잡생각이 났다. 올해 많은 경기장에서 뛰어봤기 때문에 내년에 구장별 대처가 더 좋아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10/02/202510021921770554_68de949fb2a0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