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배님 닮고 싶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정현창(19)이 첫 선발출전에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지난 1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에 프로 입문 이후 처음으로 리드오프 겸 유격수로 선발출전했다. 이범호 감독이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팀으로 참가하고 돌아오자마자 선발 유격수로 발탁했다.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감독은 "대표팀에서 돌아왔으니 어떤지 보고 싶었다. 남은 경기에서 찬호는 그만 뛰고 현창이가 모두 유격수로 나선다.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싶다. 시차도 문제없다고 한다. 1~2번으로 쓰겠다. 컨택도 좋고 빠른 선수이다. 많은 타석 들어가야 내가 볼 수 있다"며 기대했다. 이미 "박찬호 어릴때보다 힘이 있다"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뚜경을 열여본 결과 박수를 받을 만큼 안정된 수비력을 보였다. 타구를 쫓아가는 빠른 발과 안정된 포구와 강한 어깨를 이용한 송구력까지 과시했다. 스탭도 좋았고 수비과정에서 군동작이 없었다. 병살플레이도 매끈하게 연출했다. 첫 타석에서는 유격수 내야안타까지 터트리고 3득점을 발판을 놓았다.

2군에서도 타율 3할1푼6리 1홈런 28타점 7도루 OPS .761를 기록중이다.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6경기 19타수 7안타(2루타 1개, 3루타 1개), 타율 3할6푼8리 5타점 5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정현창은 "대표팀에 뽑혀 흔치 않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험을 많이 쌓았다. 대표는 처음이었다. 개인기록 신경 안쓰고 잘하고 하다보니 기록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리드오프겸 유격수 출전이다. 처음이다보니 떨린다. 내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안정된 수비 보여주고 타석에서도 결과를 내고 싶다. 더 잘해야겠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것 다보여주겠다. 시즌 끝나면 준비잘해서 내년에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장점도 "어깨가 가장 자신있다. 장타력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컨택이 장점이다. 발로 좀 빠른 편이다"며 당당하게 밝혔다. 이어 "박찬호 선배님을 배우고 싶다. 부족한 부분을 피드팩해주시고 있다. 선배님처럼 꾸준히 길게 야구할 수 있는 유격수가 되겠다. 수비에서 실수하는 모습이 없다. 센스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의 배려에 대해서도 "절 좋게 봐주셔서 거기에 맞게 더 열심해 해야갰다. 감독님이 '젊은니까 젊은만큼 패기있게 하라'고 말하셨다. 앞으로 웨이트 많이 하려고 한다. 몸이 덜 성장했다. 피지컬도 더 좋아져야 승부를 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선수의 몸을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 감독이 정현창을 눈여겨 보는 이유는 FA 자격을 얻는 박찬호의 이적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올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KIA는 내년 시즌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박찬호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러나 주전 유격수가 필요한 구단들이 박찬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머니게임이 발발한다면 잡기가 쉽지 않다.
박찬호의 유출을 막지 못한다면 대안이 필요하다. 1군에서 백업으로 활약한 김규성과 박민이 있다. 일단 두 선수를 우선 순위로 번갈아가며 기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두 선수가 박찬호 만큼의 공수주 3박자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루키 정현창에게 눈길을 보내고 있다. 컨택능력을 갖추고 있고 발도 빠른데다 수비력도 있다. 지난 7월28일 NC와의 3대3 트레이드로 얻은 루키 내야수가 어쩌면 보물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