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충격적인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한화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김서현은 지난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⅔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 패배를 기록했다.
한화가 5-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은 채현우와 고명준을 빠르게 범타로 잡아내면서 이날 경기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대타 류효승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불안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현원회에게는 5구 시속 135km 슬라이더가 실투로 들어가면서 추격의 투런홈런을 맞고 말았다. 현원회의 데뷔 첫 홈런이다.
5-4 추격을 허용한 김서현은 정준재에게 볼넷을 내주며 좀처럼 안정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신인포수 이율예에게 3구째 151km 직구가 한가운데로 들어갔고 이율예는 이 공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2호 홈런이자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다. 김서현은 끝내기 홈런을 맞은 직후 망연자실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한화에 이날 끝내기 패배는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올 시즌 83승 3무 57패 승률 .593 리그 2위를 기록중인 한화는 1위 LG(85승 3무 56패 승률 .603)와 1위 결정전을 가기 위해서는 이날 경기와 오는 3일 예정된 KT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해야 했다. 이날 LG가 NC에 패하면서 1위 결정전을 위해 필요한 요건이 갖춰졌지만 한화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충격적인 끝내기 패배를 당해 모든 희망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1순위)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김서현은 KBO리그 통산 126경기(126⅔이닝) 3승 6패 12홀드 34세이브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고 있다. 데뷔 시즌 20경기(22⅓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지난해 37경기(38⅓이닝)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160km 강속구를 뿌리며 놀라운 잠재력을 뽐낸 김서현은 올해 주현상이 흔들리자 그를 대신해 마무리투수를 맡았다. 그리고 69경기(66이닝) 2승 4패 2홀드 33세이브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1년차 마무리투수로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전반기와 후반기 김서현은 너무나 달랐다. 김서현은 전반기 42경기(40⅔이닝) 1승 1패 1홀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에 가까운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블론세이브는 단 2개 뿐으로 세이브 성공률은 91.7%에 달했다.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 이후 김서현은 갑작스럽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반기 성적은 27경기 1승 3패 1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블론세이브는 2개를 기록해 세이브 성공률은 84.6%로 나쁘지 않았지만 투구 내용은 확실히 좋지 않았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순간 팀의 우승 희망을 날리는 치명적인 블론세이브를 저지르고 말았다.
마무리투수는 야구에서 가장 빛나는 포지션이지만 동시에 가장 가혹한 보직 중 하나다. 좋은 공을 갖고 있어도 마무리투수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투수들도 많다. 특히 한 시즌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을야구에서는 그 부담감이 더욱 커진다.
리그 2위를 확정한 한화는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정규시즌 2위 이상을 기록했고 2007년 이후 18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데뷔 첫 가을야구에 나서는 김서현이 이 충격적인 패배를 딛고 중요한 가을 팀의 승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팬들의 걱정이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