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의 소속 구단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이끌었던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구단 자문역을 맡는다.
애틀랜타는 2일(이하 한국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스니커 감독이 다음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내려놓고 구단 자문으로 역할을 이어간다고 발표했다. 또한 내년에는 구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예정이다.
1955년생 스니커 전 감독은 “솔직히 나는 메이저리그에서 하루라도 감독을 맡게 될 줄 몰랐다. 10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킬 줄도 몰랐다.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릴 줄도 몰랐고, 이렇게 특별한 선수들과 함께할 줄도 몰랐다. 모든 것은 선수들 덕분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자회견장에는 오스틴 라일리, 오지 알비스, 스펜서 스트라이더, 마이클 해리스 2세, 조 히메네스, 드레이크 볼드윈, 레이날도 로페스 등 현역 선수들과 오랜 동료 에디 페레즈 코치가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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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 전 감독은 2022년 3년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올 시즌 막판이 다가오면서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부상에 시달리며 패배 시즌으로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게 맞을까 고민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몇 주 동안 가족과 지인들, 그리고 멘토인 바비 콕스와 상의했다. 그러나 구단 운영 사장 알렉스 안토풀로스, CEO 테리 맥거크와의 여러 차례 회동 끝에 연임을 바라던 희망을 접기로 했다. 스니커 전 감독은 “현실적으로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과연 내가 이 과정을 다시 겪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여전히 야구에 대한 열정과 선수들을 향한 애정은 변함없었지만, 그는 점차 원정길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쌍둥이 손자 루크와 주드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이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 스니커 전 감독은 “손자들에게 얘기했을 때 화낼 줄 알았는데, 오히려 ‘할아버지가 우리 경기를 보러 올 수 있겠다’며 좋아했다. 나는 내 아이들 성장기를 놓쳤다. 손자들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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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구단은 스니커 전 감독 부부에게 새 트럭과 하와이 여행권을 선물했다. 내년 명예의 전당 헌액 소식도 공식 발표됐다. 맥거크 CEO는 “스포츠계에서 충성심이 희귀해진 시대에 스니커의 이야기는 특별하다”며 “그는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한 감독 중 한 명이자 최고의 인품을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스니커 전 감독은 1977년 애틀랜타 산하 마이너리그 포수로 입단해 1980년 선수 생활을 마친 뒤 행크 아론의 권유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싱글A 앤더슨 감독(1982년)을 시작으로 여러 직책을 거친 그는 2016년 시즌 도중 애틀랜타의 임시 감독으로 승격됐다. 베테랑 프레디 프리먼, 닉 마카키스 등이 강력히 지지를 보내며 시즌 후 정식 감독으로 확정됐다.
그는 리빌딩 시기에 팀을 맡았지만 2018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며 예상보다 빠른 성공을 이끌었다. 이후 6년 연속 지구 우승,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달성했고, 2021년에는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당시 상대팀 휴스턴 애스트로스에는 아들 트로이 스니커가 타격코치로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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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풀로스 사장은 “그와 함께한 8년은 내 커리어 최고의 시간이었고, 그가 있었기에 내가 2021년 월드시리즈 반지를 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니커 전 감독은 지난 50년 동안 수많은 선수들의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 행크 아론이 발탁했고, 바비 콕스가 지도했으며, 이제 그는 구단 자문으로 후배들을 이끌 예정이다. 스니커 전 감독은 “나는 늘 훌륭한 지도자들에게 배웠다. 이제는 나도 그 가치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