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7-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NC는 기적의 8연승을 달렸다.
5강을 향한 마지막 기적의 행군이 이제 막바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30일, 창원 KT전을 9-4로 승리하면서 NC는 기어코 단독 5위로 올라섰다. KT와 사실상의 5위 결정전을 승리하며 잔여경기 우위에 놓였다. 하지만 30일 KT전에서 NC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1일 LG전 선발 투수였던 구창모를 당겨서 불펜 대기 시켰다. 구창모는 4이닝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승부수는 적중됐다.
그러나 구창모를 당겨 쓰면서 1일 선발 투수가 없었다. 김태경이 대체 선발로 예고됐다. 불펜데이와 다름이 없었다.

1회 김태경이 1실점을 하자 이호준 감독은 곧바로 총력전 태세로 전환했다. 필승조 김영규를 2회부터 투입했다. 김영규는 4회까지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LG 좌타라인을 틀어 막았다. 그리고 전사민이 5회부터 올라와 7회까지, 3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완벽하게 삭제했다.
타선은 0-1로 뒤진 3회 김주원이 안타로 출루한 뒤 2루와 3루 도루를 연달아 성공시켰고 최원준의 중전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4회 1사 만루에서 김형준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역전했고 5회 1사 만루에서 서호철의 유격수 땅볼로 추가점을 만들었다. 8회 1사 만루에서 데이비슨의 희생플라이, 권희동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달 30일 KT전을 앞두고 “LG와 SSG가 모두 승리하고 우리도 이기면 가장 좋은 그림이다”라고 했다. NC도 승리하고 SSG도 승리하며 3위를 확정 지었다. 그런데 LG가 두산에 완패를 당하며 매직넘버 1을 지우지 못했다. LG도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NC의 의지와 투지가 더 높았다. 불펜데이로 5강의 9부 능선을 넘었다.
NC는 이제 오는 3일 SSG 최종전을 준비한다.6위 KT도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9-3으로 승리하며 격차를 유지했다. KT도 3일이 최종전이다. 3일 한화와 마지막 경기를 수원에서 치르게 된다.

NC 입장에서 경우의 수는 단순해졌다. 승리하면 무조건 확정이다. NC는 KT와 같은 결과만 만들면 5강 확정이다. 3일 경기에서 NC와 KT가 모두 승리할 경우, NC가 현재 순위를 유지하며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거머쥔다. NC와 KT 모두 패한다고 해도 순위는 달라지지 않는다.KT는 일단 승리를 하고 NC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지난달 30일 맞대결 이후 양 팀이 모두 패하게 되면 양 팀 모두 정확히 5할 승률을 마크, 타이브레이커가 열릴 수 있었지만 이 경우의 수는 사라졌다. NC는 KT와 같은 결과만 기록하면 된다.
그러나 NC가 무승부 혹은 패하고, KT가 승리할 경우 순위는 뒤집힌다. NC가 3일 경기 무승부를 기록하면 70승 67패 7무(승률 .511), KT가 승리하면 72승 68패 4무(승률 .514)가 되며 승률과 순위가 바뀌게 된다.

NC와 KT는 모두 사활을 걸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SSG와 한화는 모두 순위가 결정됐다. SSG는 3위를 확정했고 한화는 1일 SSG전에서 5-6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우승 도전이 무산, 정규시즌 2위가 됐다. 양 팀 모두 순위가 확정된 이상 남은 경기에 힘을 쓸 필요가 없다. 치열하게 달려온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특히 NC와 만나는 3위 SSG는 광주와 창원 원정 2연전을 치러야 한다. 일부 주요 선수들은 원정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준플레이오프 일정이 8일부터 시작되기에 휴식을 취할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NC 스스로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기적의 9연승으로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짓기 위해, NC는 아끼고 아낀 에이스 라일리 톰슨이 선발 등판한다. 라일리에게 더 휴식을 주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 투수를 준비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겠지만, 지금 NC는 최종전부터 이기고 봐야 한다. 라일리는 올해 29경기 16승 7패 평균자책점 3.51, 209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하며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지난달 26일 두산전 이후 6일 휴식을 취하고 정규시즌 최종전에 나선다. 6일 휴식 후 등판이다. 시즌 막판 체력적인 부침이 있었기에 하루라도 더 휴식을 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고 선수도 원했다. NC는 이제 시즌 내내 팀을 이끌어 준 라일리를 믿고 5강행 운명의 경기를 준비하면 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