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회복력이었다.
KT 위즈 우완 소형준이 3년만에 10승 고지를 밟았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1회 리드오프부터 내리 5연타석 안타를 두들겨 맞고 무너지는 듯 했다. 그러나 오뚝이 처럼 벌덕 일어나 에이스 모드를 되찾았다. 6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막아냈고 타선이 빅이닝으로 지원해 웃었다.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가지 87구를 던지면 6피안타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화끈하게 터지며 9-3 승리를 했다. 1승을 더해 두 자리 승리를 만들어냈다. 2022년 13승을 따낸 이후 기분좋은 10승이었다.
9월18일 LG전에서 패전을 안은 이후 13일만의 등판이었다. 재충전 시간을 충분히 갖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밸런스를 찾지 못해 흔들렸다. 첫 타자 19살 루키 정현창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맞았다. 이어 또 루키 박재현엑 우전안타를 내주었다. 장타를 터트리는 윤도현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3루타를 허용하고 2실점했다.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또 오선우에게 중전적시타를 맞고 3점째를 허용했다. 한준수에게마저 중전안타를 내주고 또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5타자 연속 안타였다. 이미 빅이닝을 허용했고 추가실점이면 KT에게는 절망적인 상황이 찾아올 수 있었다. 그런 위기 의식을 느꼈던 탓인지 힘을 냈다.
김규성을 1루 땅볼, 정해원 우익수 짧은 뜬공, 주효상도 7구 승부끝에 2루 땅볼로 유도하고 추가실점을 막았다. 완전히 구위를 회복하더니 이후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타선도 3회초 KIA 10승 외인 아담 올러를 5안타를 집중시켜 5-3으로 역전해 힘을 실어주었다. 황재균의 역전 2타점 2루타가 더욱 힘을 불어넣었다.
6회 첫 타자 윤도현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세 타자를 침묵시키고 등판을 마쳤다. 투심과 커터의 움직임이 좋았고 체인지업으로 KIA 타자들을 제압했다. 타선이 7회와 8회 각각 두 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2023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2년만에 선발진에 돌아와 10승 투수로 복귀했다.

경기 후 소형준은 "일단 팀이 마지막까지 희망을 갖고 간다는 피칭을 해서 고마운 것 같다. 야수 선배님이 득점을 많이해주어 편하게 피칭했다. KIA 어린 타자들이 많았다. 초구부터 적극적이 타격을 했고 코스 안타가 많았다. 감독님이 2회부터 공격적을 치니 변화구를 섞어 던지라는 주문을 하셔서 잘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솔직히 10승을 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고 규정이닝까지 채웠다. 내년에도 아프지 않고 올해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가 되겠다. 지금은 가을 야구가 우선이다. 만일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 선발과 불펜 가리지 않고 던지라는데로 던지겠다"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