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10-5로 완승을 거뒀다. 3전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승리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기다리는 디비전시리즈에 성큼 다가섰다.
선발 블레이크 스넬이 7회 2실점을 했지만 경기 초중반을 압도하면서 7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타선에서는 무려 5개의 홈런이 터졌다. 오타니 쇼헤이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동시에 멀티 홈런 경기를 펼쳤다.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토미 에드먼까지 홈런을 터뜨렸다. 7회까지 10-2의 리드를 잡고 8회를 맞이했다.
스넬의 뒤를 이어 알렉스 베시아가 투입됐다. 하지만 8회 베시아만 올라온 게 아니었다. 베시아는 선두타자 맷 맥레인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TJ 프리들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1사 2루를 만들어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노엘비 마르테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가 이어졌다. 에드가르도 엔리케즈로 투수를 교체했다. 미겔 안두하에게도 다시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살 스튜어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스펜서 스티어에게 중전 적시타까지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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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다시 한 번 투수를 잭 드라이어로 바꿨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엘리 데 라 크루즈에게 다시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10-5로 격차가 좁혀졌다. 다저 스타디움이 술렁거리고 야유까지 터져 나왔다. 그래도 잭 드라이어는 타일러 스티븐슨과 11구 승부 끝에 겨우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2사 만루에서 키브라이언 헤이즈를 1루수 뜬공 처리해 길었던 8회초가 끝났다.
3명의 불펜 투수가 8회 한 이닝에만 2피안타 4볼넷을 허용했고 무려 59개의 공을 던졌다. 다행히 9회 정규시즌 막판 연거푸 패전 투수가 됐던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승리를 걸어잠궜다. 하지만 후반기, 특히 9월부터 불거진 다저스 불펜진을 향한 걱정이 포스트시즌 첫 경기부터 증폭됐다.
9월 한 달 동안 다저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4.90(25위), 9이닝 당 볼넷 4.90개(29위)로 모두 최하위권이었다. 피안타율은 2할로 3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불펜진의 제구가 결국 발목을 잡고 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이 9월 다저스 불펜의 축소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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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 불펜 투수들이 너무 예민하게 생각해서 카운트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공짜 출루를 허용한다. 그게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이날 본 게 그것이다. 8점 리드에서도 쓰는 게 편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되돌아봤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불펜 문제에 대해 “불펜은 좋은 흐름일 때도 있지만, 힘든 시기도 있다. 불펜진 역량의 문제가 아니다. 불펜 투수들은 항상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 같다”며 “잘하면 아무도 신경 안 쓰지만, 못하면 모든 비판의 중심에 서게 된다. 자신감이 흔들리면 제구가 무너지고 제구가 안되면 볼카우늩에서 밀리고 결국 스트라이크 존에 공이 몰리며 장타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됐다. 구위는 괜찮았지만 제구와 카운트 싸움이 문제였다”고 불펜진의 문제를 짚었다.
그러면서 “불펜은 원래 변동성이 큰 자리다. 한 주 한 주 달라질 수도 있다. 작은 계기만 있어도 반등해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다.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며 “그래서 우리 불펜에 대한 믿음이 크다. 관건은 언제, 어떤 점수, 어떤 상황에 선수를 맞춰서 투입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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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 사장,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는 기존 불펜진의 불안을 선발 투수들의 불펜 전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불펜진보다는 선발진 뎁스가 풍부하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로스터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클레이튼 커쇼를 비롯해 타일러 글래스나우, 에밋 시한, 그리고 사사키 로키까지 모두 불펜에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프리드먼 사장은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선발진 뎁스가 두텁다. 에밋 시한, 글래스나우 같은 선발들을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다. 또 커쇼도 언제든지 대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다저스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치르고 상위 단계로 올라가야 한다. 최대 22경기까지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프리드먼 사장은 “우리 팀 투수 뎁스 덕분에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올라가도 부담과 위험이 줄어든다. 물론 단기전이라 위험 요소가 많지만, 매 라운드를 통과한다고 보장한다면, 지금 상황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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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지난해 선발진의 부재에 애를 먹으면서도 불펜진의 힘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겨울,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 등 선발 자원을 추가한 이유도 포스트시즌에서의 고전 때문. 그런데 올해는 불펜진이 말썽이다. 그런데 추가해 놓은 선발 자원들이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뉴욕 양키스가 3연패에 성공한 이후 연패에 성공한 팀은 아무도 없다. 다저스는 24년 간 나오지 않았던 월드시리즈 연패에 도전한다. 불펜진이 다저스의 발목을 잡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