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힘 짜냈다" 132억 에이스 기진맥진, 5위 결정전 '게임 체인저'…구창모 합류→승률 7할→가을야구가 보인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10.01 01: 41

‘132억 에이스’ 구창모는 ‘게임체인저’였다. 5강의 길목에서 맞이한 가장 중요한 경기, 사실상의 5위 결정전 흐름을 바꾼 결정적인 완벽투를 펼쳤다. 
구창모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KT 위즈와의 맞대결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5회부터 8회까지, 4이닝 78구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팀의 9-4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NC는 7연승을 질주했다. 그리고 KT와의 사실상 5위 결정전에서 승리, KT와 승차 없는 5위로 올라섰다. 2경기를 남겨둔 시점, NC는 5위를 차지하는데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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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는 3-3 동점이던 5회초, 선발 신민혁, 전사민에 이어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미 이호준 감독은 구창모의 불펜 투입을 밝힌 바 있고 팽팽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다. 올해 상무에서 전역하고 팔꿈치 통증으로 부침을 겪은 뒤 맞이한 4번째 등판. 
구창모는 4번째 등판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졌고 안간힘을 짜냈다. 선두타자 김상수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145km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보더라인에 절묘하게 꽂힌 공에 김상수가 당황했다. 이후 장준원에게는 이날 가장 빠른 공인 147km 패스트볼을 던져 다시 한 번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그리고 허경민까지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삼자범퇴로 이닝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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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의 삼자범퇴 이후 경기장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결국 이어진 5회말 데이비슨의 역전 3점포와 천재환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5득점 빅이닝에 성공, 8-3으로 주도권을 쥐었다.
6회에는 선두타자 김민혁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안현민에게게 볼넷을 내줬지만 강백호를 상대로 다시 한 번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뽑아낸 뒤 장성우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7회에는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스티븐슨, 김상수, 장준원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정리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구창모. 선두타자 문상철을 낫아웃 폭투로 출루시켰지만 김민혁을 2루수 땅볼 처리했다. 안현민에게는 다시 볼넷 허용. 1사 1,2루가 됐다. 그러나 강백호를 상대로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절묘한 패스트볼을 연거푸 던져 3구 삼진으로 처리했고 장성우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이날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구창모는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구원승이지만 2023년 5월 11일 수원 KT전 이후 873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되는 감격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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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구창모는 기진맥진했다. 탈진까지는 아니어도 힘이 쭉 빠져있었다. 이날 구창모는 최고 구속이 시속 147km까지 찍혔다. 중요한 경기, 불펜으로 등판하다 보니 힘을 짜냈다. 그는 “중간에 올라오자마자 힘을 모두 짜내서 썼다. 오늘 좀 힘들더라. 이닝을 거듭할수록 힘에 부쳤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몸에는 이상없다. 그는 “체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또 회복하면서 다음 경기 준비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창모는 불펜 등판 통보를 이날 출근하고 나서 들었다. 원래는 오는 1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호준 감독은 구창모의 불펜 출격을 준비했다. 그는 “오늘 훈련에 앞서서 얘기를 들었다. 저는 똑같이 준비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코치님들도 중간으로 나가는 것도 다 똑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매 이닝 몸 상태와 체력을 체크했고 결국 4이닝까지 책임졌다. 8회 1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이용훈 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러나 구창모에게 맡겼고 구창모도 책임감 있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의지를 다졌다. 그는 “코치님도 이겨내야 한다고 말씀을 해주셨고 나 역시도 주자를 깔고 내려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막아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위기를 넘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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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가 분위기를 바꿨고 결과적으로 구창모가 복귀한 뒤 팀은 현재 7연승 포함해 12승 5패, 승률 .706으로 질주하고 있다. 그만큼 에이스의 존재감이 남다르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다. 이호준 감독 취임 당시 “5위를 하고 있으면 복귀해서 1위를 만들어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까지 점점할 수 있었다. 
그는 “저 하나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쳐서 5강을 바라보고 있고 또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 저도 거기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호준 감독과의 과거 약속에 대해서도 “막판에라도 도움이 됐다는 게 다행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팀이 5강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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