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투수)의 은퇴 경기가 열리기 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최형우(KIA 타이거즈 외야수)는 “(오)승환이 형의 은퇴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어 정말 영광”이라고 활짝 웃었다.
경기고와 단국대를 졸업한 뒤 2005년 삼성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737경기(803⅓이닝)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한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 통산 127경기(136이닝) 4승 7패 12홀드 8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 메이저리그 통산 232경기(225⅔이닝) 16승 13패 45홀드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해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했다.
최형우와 오승환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삼성에서 함께 뛰면서 왕조 구축에 큰 공을 세웠다. 지난 10일 광주 삼성전 은퇴 투어에서 오승환에게 직접 마련한 감사패를 전달한 최형우는 직접 문구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최형우에게 오승환은 선배 그 이상의 존재다.

최형우는 “경기 후 광주로 이동해야 해서 은퇴 행사를 못 보는 건 아쉽다. 만약에 직접 본다면 눈물을 흘릴 것 같다”고 말했다.
“승환이 형은 정말 착하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최형우는 “보통 선수라면 자기 성적에 예민할 수 있는데 승환이 형은 다르다. 야수들이 실책을 하거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단 한 번도 서운한 내색을 안 하더라. 오히려 괜찮다고 격려만 해줬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오승환은 땀의 진실을 잘 아는 선수다. 끊임없는 노력 속에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오승환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최형우는 “승환이 형이 열심히 하는 건 다 알지 않나.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 러닝 등 개인 훈련을 빠짐없이 소화했다. 우리 팀 후배 투수들에게 승환이 형처럼 운동하라고 5년째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삼성 박진만 감독은 경기 상황에 따라 오승환을 9회 기용할 뜻을 밝혔다. 꾸준히 몸을 만들어온 오승환은 “오늘 중요한 경기다. 은퇴 경기를 떠나 우리 팀이 시즌 내내 치열하게 해왔다.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경기 상황을 지켜보고 저는 마지막까지 평소에 하던 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KIA 이범호 감독은 오승환이 등판할 경우 최형우를 대타로 내세운다고 했다. 레전드를 위한 마지막 배려. 오승환은 “마지막에도 안 맞아야 한다. 복귀 후 중요한 상황에서 형우에게 많이 맞았다. 설마 오늘까지 맞을까. 마운드에 서면 어떤 감정이 들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많이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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