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상대가 잘한 것도 박수를 많이 치겠지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 29일 대전 홈에서 정규리그 1위 매직넘버 ‘1을’ 남겨둔 LG 트윈스의 우승 축포를 저지했다. 선발투수 정우주의 3⅓이닝 무실점 호투와 노시환의 3안타 맹타에 힘입어 7-3으로 승리했고, LG는 매직넘버를 지우지 못한 채 서울로 돌아갔다.
대전 안방에서 LG의 우승 축포를 막은 것도 의미 있고, 가을야구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상대와 마지막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한 것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다.
30일 대전 롯데전 홈 최종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팬들이 상대가 잘한 것도 박수를 많이 치겠지만 우리도 열심히 한 시즌을 달려왔는데 홈에서 그건 좀…”이라며 LG의 우승 축포를 저지한 것에 만족해한 뒤 “선수들이 잘 해줘서 오늘 또 넘어왔다. (순위 경쟁을) 끝까지 이렇게 가고 있다는 게 좋은 쪽으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매직넘버 ‘1’을 남겨둔 LG가 여전히 유리하지만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하고, 한화가 3경기를 다 이기면 동률이 돼 1위 결정 타이브레이커를 치르게 된다. LG가 시즌 142경기를 치른 시점에도 1위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자체가 한화의 달라진 힘을 보여준다.
신인 정우주의 호투도 고무적이었다. 그 전날인 28일 LG전 우천 지연 취소 여파로 코디 폰세 대신 정우주가 선발로 나섰는데 3⅓이닝 1피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LG 강타선을 봉쇄했다. 최고 시속 155km 강속구에 커브,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김 감독은 “(정)우주가 갑자기 선발로 나온 건데 충분히 잘 던져줬다. 지금 가을 무드나 내년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이렇게 던지면 자신감이 굉장히 커진다. 마무리 훈련을 하고, 내년을 맞이할 때 그 자신감이 성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홈 최종전인 이날 롯데전은 손아섭(지명타자) 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 문현빈(좌익수) 노시환(3루수) 채은성(1루수) 하주석(2루수) 김태연(우익수) 최재훈(포수) 심우준(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라이언 와이스로 홈 최종전을 맞아 4일 휴식 등판을 한다. 김 감독은 “4일 쉬고 나오는 거라 5회에 끊을 것이다”며 “내일(10월1일 문학 SSG전) 코디 폰세가 선발로 나간다. 폰세도 5회까지만, 그 이상은 안 던지게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3일 수원 KT전 시즌 최종전 선발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는데 그때까지 1위 가능성이 남아있으면 류현진이 나설 게 유력하다. 그 전에 LG가 1위를 확정하면 2군 유망주에게 선발 기회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