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선수들 편이었다" 이정후 ML 첫 스승, 멜빈 감독 경질…SF 담당기자, "누군가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9.30 05: 2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빅리그 데뷔 이후 밥 멜빈 감독의 세심한 배려와 함께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나갔다. 메이저리그에서 ‘덕장’이라고 불리는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새롭고 낯선 무대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기다렸다. 비판보다는 격려가 먼저였고, 인내하며 배려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냉혹한 승부사도 아니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는 스타일도 아니다.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도 없지만 이러한 멜빈 감독만의 강점으로 감독 생활만 22년째 수행하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2년)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5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1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년)를 거쳐서 현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2시즌 째 감독직을 맡았다. 통산 1678승 1588패 승률 .514를 기록하고 있다. 2007년(내셔널리그), 2012년, 2018년(이상 아메리칸리그) 등 총 3차례 올해의 감독상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경기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지난해 5월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시즌을 끝낸 이정후는 290일 만에 출장한 경기에서 시원한 안타를 신고했다. 이정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범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밥 멜빈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5.02.23 / sunday@osen.co.kr

'코리안 데이'였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혜성(LA 다저스)이 맞대결에서 나란히 맹활약했다.  LA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치렀다. 이날 김혜성은 8번 유격수로, 이정후는 3번 중견수로 각각 선발 출장했다. 이정후가 총알 2루타로 선제 타점을 올리자, 7푼 타율로 마음고생을 하던 김혜성은 시범경기 첫 홈런포를 터뜨렸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5.03.02 / sunday@osen.co.kr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샌프란시스코는 오는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2025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8개월 가량 재활을 마친 이정후는 이제 메이저리그 데뷔 2년차 시즌을 준비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밥 멜빈 감독이 인터뷰 중 미소를 짓고 있다. 2025.02.15 / sunday@osen.co.kr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지난 6월, 멜빈 감독과의 2026년 연장 옵션을 일찌감치 행사하며 멜빈 감독의 리더십에 힘을 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81승 81패, 정확히 5할 승률로 정규시즌을 마무리 했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는 정신 없는 시즌을 보냈지만 5할 승률을 결국 찍었다.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신시내티와 불과 2경기 차이였다. 하지만 29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이 끝난 뒤 멜빈 감독과 샌프란시스코 구단을 둘러싼 기류가 묘했다. 이미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 상황인데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버스터 포지 사장이 더그아웃 리더십을 바꿔야 한다고 판단한다면 그에 따라서 행동할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멜빈 감독에 대한 구단 옵션을 행사한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고 전하면서 ‘멜빈은 다음 시즌 팀을 이끌 것이라는 확답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멜빈 감독은 “내일 구단의 누군가과 이야기를 나누긴 할 것이다”고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결국 30일,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멜빈 감독을 해고했다. 포지 사장은 성명문을 통해 “신중한 평가를 내린 끝에 리더십 변화를 단행하는 것이 팀에 최선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지난 두 달 동안 우리 모두에게 실망스럽고 답답한 시간이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리더를 찾는데 집중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단을 대표해서 밥 멜빈 감독의 헌신과 프로정신, 그리고 품격에 감사를 전한다. 그에게 행운이 따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밥 멜빈 감독 체제는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2시즌 동안 161승 163패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구단 레전드 선수 출신 사장인 포지는 지난해 부임한 이후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윌리 아다메스와 7년 1억82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고 아다메스는 유격수로 30홈런을 때려내 2004년 배리 본즈 이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30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또한 시즌 중 보스턴 레드삭스와 트레이드로 라파엘 데버스를 데려오며 타선 보강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공이 있다면 과도 있는 법. 
‘디애슬레틱’은 ‘포지가 신임 야구 사장으로서 중요한 영입을 완벽하게 해냈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멜빈이 경질된다면 옵션을 행사한지 불과 3개월 만에 해고하는 어색함을 피할 수 없다. 트레이드 마감일에 불펜 투수 타일러 로저스, 카밀로 도발,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를 트레이드한 뒤 불펜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며 멜빈 감독에게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라고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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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포지 사장 체제에서는 전임자인 파르한 자이디만큼 선수단의 바닥을 끌어올리는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백업 포수 샘 허프와 앤드류 키즈너의 샌산력 저하, 타일러 피츠제럴드가 삼진 문제를 극복해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멜빈 감독이 이정후를 혹사키시지 않게 해줄 중견수 대체 자원을 영입하지 않은 점 등은 포지 사장의 책임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구단은 올해 정규시즌 고비 때마다 잦은 연패에 빠지면서 팀이 반등하지 못했던 점을 책임으로 물을 수 있다. ‘디애슬레틱’도 ‘팀이 준비가 안된 모습, 코칭이 부족한 모습이 보이던 시기가 있었다. 주루로 득점을 창출하는 게 드물었고 외야 수비는 형편 없었다. 팀이 안 좋게 흘러가면 선회 반경이 큰 항공모함처럼 방향을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며 ‘특히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선수들을 매각하는 기조에 돌입하기 전, 뉴욕 메츠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게 당한 6연패의 시기 때, 다른 유형의 감독이라면 최소화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따른다’고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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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빈 감독도 “올해 우리가 10월에 야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많은 일들을 해냈다”면서도 “하지만 알다시피 우리는 통제하기 힘든 연패를 겪었던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멜빈 감독은 선수단의 두터운 지지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7년 가량 함께한 맷 채프먼은 멜빈 감독에 대해 “저는 그를 사랑한다. 그를 위해 뛸 수 있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그는 매일 변함이 없었고 우리 선수들에게 안정감을 줬다. 선수들과 소통에서 항상 솔직했고 또 선수들 편에 섰다”면서 “우리 팀에 주어진 자원으로 최선을 다했다. 우리 중 많은 선수들이 아마 자신의 역량만큼 뛰지 못했을 것이다. 클럽하우스에 있는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많은 선수들이 ‘좀 더 잘하고 좀 더 일관성 있게 플레이 했어야 했다’고 말할 것이다. 저는 멜빈 감독을 나쁘게 말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202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샌프란시스코는 오는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2025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8개월 가량 재활을 마친 이정후는 이제 메이저리그 데뷔 2년차 시즌을 준비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밥 멜빈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15 /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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