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경문 감독이 전날 박동원의 ‘빈 글러브 태그’에 대해 언급했다. 노시환의 재치 넘치는 주루 플레이에 미소를 지었다. 20년 넘는 오랜 감독 경력에도 “처음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4-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류현진이 6이닝 1실점으로 막아내며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7회 노시환의 주루 센스가 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7회 1사 2,3루 상황, 하주석의 번트 타구에 3루 주자 노시환은 런다운에 걸렸다. 그러나 그는 포기한 듯 보이다가 순식간에 스텝을 밟으며 몸을 돌리며 홈을 향해 돌진했다. LG 포수 박동원이 급히 태그를 시도했지만, 공은 미트가 아닌 오른손에 있었다. 결국 비디오 판독 끝에 노시환의 득점이 인정됐고, 박동원에게는 포구 실책이 기록됐다. 베테랑 포수조차 순간적으로 속을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27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감독 생활 20년 넘게 하면서 저런 장면은 처음 본다”며 “올해 홈경기에서 묘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이기려고 하니까 그런 장면이 나온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LG는 한화에 9-2 완승을 거두며 정규리그 우승 확정 매직넘버도 ‘1’로 줄였다. 전날 박동원의 ‘빈 글러브 태그’ 사건이 없었다면 어쩌면 이날 LG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을지도 모른다.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