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무리 김원중의 50구 넘는 투혼이 승리로 귀결돼야 삼성과 승차를 벌릴 수 있었던 SSG. 결과적으로 샤워도 안 하고 사직 경기를 끝까지 본 보람이 있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어제 숙소에 들어가서 샤워도 안 하고 사직 경기를 봤다”라고 털어놨다.
3위 SSG는 지난 26일 인천 KT 위즈전에 앞서 4위 삼성 라이온즈에 0.5경기 차 턱밑 추격을 당하고 있었다. KT를 5-2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고, 같은 시간 사직에서 삼성이 롯데 자이언츠에 9-10으로 패하며 4위와 승차가 다시 1.5경기로 벌어졌는데 이 과정이 감독의 피를 말렸다.
롯데는 10-6으로 넉넉하게 앞선 채 마지막 9회초를 맞이했다. 그러나 8회초부터 마운드에 오른 클로저 김원중이 무사 만루 위기에서 르윈 디아즈에게 1타점 내야땅볼을 맞았고, 김영웅의 볼넷으로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이성규의 밀어내기 사구와 포일로 2점을 더 내줬다. 김원중은 타석에 있던 이병헌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에 몰렸지만, 대타 홍현빈을 2루수 땅볼로 잡고 간신히 경기를 끝냈다. 김원중의 투구수는 56개에 달했다.
이숭용 감독은 “웬만하면 다른 팀 경기를 안 보는데 어제는 샤워도 안 하고 사직 경기를 봤다. 경기가 길어질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라며 “다른 경기였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속으로 (우리 쪽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우리 쪽에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OSEN=인천, 박준형 기자 ] 25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경기에서 SSG은 화이트를 KT는 고영표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9회초 SSG 경헌호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조병현 마무리 투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2025.09.25 / soul1014@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27/202509271616775677_68d78fcd3ecc4_1024x.jpg)
SSG 또한 26일 KT전에서 믿었던 마무리 조병현의 제구 난조로 하마터면 경기를 내줄 뻔 했다. 5-0으로 앞선 9회초 조병현이 볼넷 2개와 폭투로 자초한 위기에서 장진혁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계속된 만루에서 문상철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김민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민이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경기를 끝냈으나 조병현이 흔들리면서 롯데와 마찬가지로 9회초가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어제 (조)병현이가 던지는 걸 보고 느낌이 조금 좋지 않아서 (김)민이를 미리 준비시켜놓으라고 했다. 딱 30개까지만 보자고 했다”라며 “아까 방으로 병현이를 잠깐 불러서 잘 잤냐고 했더니 잘 잤다고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더라. 그래서 오늘도 마무리로 쓸 거니까 준비하라고 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OSEN=인천, 박준형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지난 경기 1-10 대패를 설욕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SSG는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SSG는 지난 25일 KT에 1-10 대패를 당해 4위 삼성에 0.5게임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이날 승리로 삼성의 추격을 따돌리고 3위 수성에 성공했다. 경기종료 후 세이브 거둔 SSG 김민이 엄지척을 보이고 있다. 025.09.25 / soul1014@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27/202509271616775677_68d78fcde32c5_1024x.jpg)
그러면서 “괜히 나만 걱정한 거 같다. 데미지가 없지는 않을 텐데 굉장히 어른스럽다. 빨리 잊으려고 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그래서 내가 믿고 마무리를 맡기는 게 아닌가 싶다. 덤덤함, 강심장이 강점이다. 여기에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마무리로 과감하게 쓴 건데 지금까지 너무 잘해주고 있다”라고 조병현을 향한 남다른 신뢰를 드러냈다.
SSG는 두산 좌완 선발 최승용을 맞아 박성한(유격수) 안상현(2루수) 최정(3루수) 길레르모 에레디아(좌익수) 고명준(1루수) 김성욱(우익수) 최지훈(중견수) 류효승(지명타자) 조형우(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랜더스의 심장 김광현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