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이 아쉽게 시즌 10승 달성이 무산됐다.
류현진은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1회 1사 1,2루에서 병살타로 위기를 벗어났고, 5회 1사 2,3루에서는 삼진과 내야 땅볼로 실점을 막았다. 6회 오스틴에게 솔로 홈런 한 방을 맞은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에 “현진이도 지금 계속 페이스가 좋고, 오늘 또 마지막 등판에서 10승을 달성했으면 좋겠다. 타자들이 잘 도와줬으면 좋겠다”로 바람을 드러냈다.
올 시즌 LG 상대로 평균자책점 0.95의 ‘킬러’인 류현진은 이날도 호투했다. 그러나 타선이 도와주지를 못했다. 한화 타선은 6회까지 4안타 무득점이었다. 1회 2사 1루에서 노시환의 2루타로 2.3루 찬스를 만들었으나 채은성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 선두타자 하주석이 안타로 출루했으나 김태연의 병살타로 찬스가 사라졌다.

류현진이 내려가고 7회말 한화는 노시환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1사 후 노시환, 채은성의 연속 안타와 좌익수 실책으로 2,3루 찬스를 잡았다. 하주석의 기습 번트 타구가 투수 김영우 정면으로 향해 잡혔고, 3루주자가 협살에 걸렸다.
3루주자 노시환이 홈으로 들어오다가 주루를 포기하는 듯 멈췄다. 포수 박동원이 태그하려 하자, 몸을 재빨리 피하고 홈으로 뛰었다. 박동원이 태그했는데, 공을 오른손에 쥐고 왼손으로 빈 글러브로 태그했다.
심판이 공을 보지 못하고 아웃을 선언했지만, 한화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해 세이프로 번복됐다. 노시환의 능청스런 연기가 박동원의 어이없는 실수를 유도했다.
아웃될 상황에서 득점을 만든 노시환의 주루플레이로 인해 분위기가 급변했다. 한화는 1사 2,3루에서 대타 이도윤이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대타 손아섭의 안타로 1사 1,3루 찬스가 이어졌고, 심우준이 1루쪽 스퀴즈 번트를 시도해 성공했다. 4-1로 달아나 승리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LG에 2.5경기 승차로 좁혔다. 27~28일 맞대결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0.5경기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경기 후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모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해 정말 기분 좋다”고 말했다. 7회 노시환의 능청스런 주루 득점에 대해 “아웃이 확실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의 실수를 캐치할 수 있었고, 그게 승리를 가져온 결정적 계기였던 것 같다. 포기하지 않았지만, 포기한 척했던 연기력도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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