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판단" 3루코치는 왜 돌렸을까, 김혜성 스피드 과신했나...열흘 만의 출장인데 주루사라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9.26 01: 04

베테랑 3루 코치가 과신했을까. LA 다저스 김혜성이 열흘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날, 뼈아픈 주루사를 당했다. 
김혜성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 연장 10회 대주자로 출장했지만 주루사를 당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혜성은 4-4 동점으로 돌입한 연장 10회 승부치기 상황에서 포수 벤 로트벳의 2루 대주자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김혜성은 지난 9월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 대수비로 투입된 이후 열흘 만의 출장이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처럼의 경기 출장이었지만 대주자로서 김혜성의 존재감이 발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오타니 쇼헤이부터 시작되는 상위타선이었기에 타자에게 믿고 맡길 수밖에 없었다. 일단 오타니는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무키 베츠의 타석. 베츠는 1볼에서 2구째 97.9마일 싱커를 받아쳐서 우측으로 타구를 보냈다. 타구 속도 100마일(161.1km)에 발사각 9도의 날카로웠던 라인드라이브 타구. 2루수 키를 살짝 넘겨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혜성은 2루에서 타구가 외야로 빠지는 것을 확인하고 뒤늦세 스타트를 걸었다. 그런데 베테랑 3루 코치인 디노 이블 코치는 빠르게 팔을 돌렸다. 김혜성을 홈까지 쇄도하게 했다. 그러나 우익수 코빈 캐롤의 송구가 홈에 정확하게 도달하면서 김혜성은 아웃됐다. 몸을 비틀어서 슬라이딩을 해봤고 또 판독 챌린지를 요청했지만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다. 김혜성으로서는 열흘 만에 나선 경기에서 주루사를 당하며 경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4-4의 동점에서 스코어가 변하지 않았다. 연장 10회말 1사 만루의 끝내기 위기를 넘긴 뒤 11회초 토미 에드먼의 결승타로 다저스는 5-4로 신승을 거뒀다.
다저스 경기를 전담 중계하는 ‘스포츠넷 LA’는 김혜성의 주루사를 보면서 “김혜성의 스피드라면 코빈 캐롤이 어시스트를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송구가 완벽해야 했는데 실제로 완벽했다”며 “김혜성이 살짝 망설였다. 라인드라이브 타구였고 이 망설임이 결정적이었다. 공이 맞는 순간 김혜성이 움찔거렸다. 멈춘 게 아니라 반대쪽으로 움찔거리며 반응한 게 보였는게 그게 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혜성은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했다.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더블 플레이를 당하지 않기 위해 타구가 외야로 빠져나간 것을 끝까지 확인하고 움직였다. 
문제는 이블 3루 코치의 판단. 주루코치만 16년차에 접어든 베테랑 코치였지만 이날 만큼은 판단에 의문이 따랐다. 타구 자체도 빨랐고 외야 수비도 약간 당겨져 있었다. 김혜성은 우익수가 공을 잡을 때 3루도 밟지 못했다. 우익수 코빈 캐롤 역시 이날 경기 전까지 외야 어시스트 8개를 기록하고 있었던 송구가 괜찮은 선수였다. 김혜성이 홈에서 살 수 있는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었던 조건이었지만 이블 코치는 김혜성을 멈춰세우지 않았다.
MLB TV 중계방송 화면 캡처
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블레이크 해리스 기자는 자신의 SNS에 ‘우익수 코빈 캐롤이 공을 잡았을 때 김혜성의 위치’라며 중계방송 화면을 캡처해서 올렸다. 김혜성은 3루에서 한참 떨어져 있었다.
현지 SNS에서도 이블 코치의 판단을 두고 “디노(이블)가 김혜성을 봤어야 했다. 잘못된 결정이다”, “멍청한 결정이었다. 김혜성이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2루 쪽으로 옮겨간 순간 3루에 머물렀어야 했다. 캐롤도 얕은 위치에 있었다”고 성토했다.
가뜩이나 경기 출장 기회도 없는데 오랜 만에 나선 기회에서도 주루사를 당했다. 김혜성 입장에서는 기회 하나하나가 아쉬운데 코치의 잘못된 결정으로 본의 아니게 피해를 봐야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