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레르모 에레디아에게 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신인투수 김태형. 그런데 왜 이범호 감독은 박수를 보냈을까.
덕수고를 나와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1라운드 5순위로 뽑힌 김태형은 지난 2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2탈삼진 2실점 호투에도 타선 침묵에 시즌 2패(무승)째를 당했다.
김태형은 5회말 2사까지 3위 SSG 강타선을 무실점 봉쇄했으나 안상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에레디아에게 던진 초구 148km 직구가 야속하게도 비거리 115m 우중월 2점홈런으로 이어졌다. 김태형은 0-2로 뒤진 6회말 황동하와 교체됐고, KIA가 0-5로 패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만난 KIA 이범호 감독은 “어제 김태형이 잘했다”라고 운을 떼며 “홈런도 에레디아에게 맞지 않았나. 전혀 문제가 없다. 그 정도 배포는 갖고 있어야 성장한다. 에레디아라고 해서 피하고, 또 누구라고 해서 피하면 다음에 또 피해야 한다. 지금 붙어보면서 느끼고 공부해야 한다”라고 칭찬했다.
5회말 2사 후 안상현에게 볼넷을 내준 김태형은 마운드에 오른 이동걸 투수코치와 대화를 나눈 뒤 홈런을 허용했다. 이범호 감독은 “2아웃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신경 쓸 거 같아서 투수코치한테 나가보라고 했다. 맞는 건 상관없으니 개수 신경 쓰지 말고 붙어보라고 했는데 자신 있게 한 대 딱 맞더라. 투수라면 그런 걸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성장할 수 있다. 어제는 잘 던졌다”라고 김태형의 배짱을 높게 평가했다.

김태형의 데뷔 첫해 기록은 7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3.72. 6월 24일 감격의 1군 데뷔 후 불펜에서 착실히 경험을 쌓은 뒤 선발 기회를 얻었고, 16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 4이닝 1실점을 거쳐 23일 마침내 5이닝을 소화하기에 이르렀다.
이범호 감독은 “구속이 올라오면서 (김)태형이가 좋아졌다는 보고를 많이 받았다. 조금씩 자신감을 찾는 타이밍에 1군에서 던지게 됐다”라며 “다른 신인 친구들이 잘 던지고 있으니 본인도 욕심이 났을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늦지 않았으니 올해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도 잘 던지는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한편 가을야구 탈락 트래직넘버가 1밖에 남지 않은 KIA는 키움 선발 하영민을 맞아 윤도현(2루수) 박헌(우익수) 박찬호(유격수) 나성범(지명타자) 오선우(1루수) 김호령(중견수) 한준수(포수) 박민(3루수) 박재현(좌익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외국인 아담 올러. 박헌이 데뷔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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