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지난해 202안타, 최다안타 신기록을 수립하는 등 144경기 타율 3할5푼2리(574타수 202안타) 15홈런 111타점 OPS .904의 성적을 기록했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차지하는 등 롯데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와 동행은 당연했다. 총액 125만 달러(연봉 100만 달러, 인센티브 25만 달러)에 2년째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도 레이예스는 특유의 안타 생산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138경기 전경기 출장하면서 타율 3할2푼8리(549타수 180안타) 12홈런 101타점 OPS .860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타율 3위, 최다안타 공동 1위, 타점 3위로 리그 최상위의 외국인 타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친화력도 좋고 팀에 잘 녹아 들며 함께하고 있다. 수비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잡아야 할 공들을 놓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부상에 대한 걱정이 컸지만 2년 연속 전경기 출장에 도전할 정도로 내구성까지 검증됐다.하지만 외국인 타자 특유의 파괴력, 특히 홈런이 없다는 것은 레이예스를 따라다니는 아쉬움의 꼬리표다. 지난해 15개, 올해도 12개의 홈런에 그치고 있다. 비록 2년 연속 40개 이상의 2루타를 때려내며 부족한 홈런을 상쇄하고 있지만, 분위기를 바꾸는 홈런이 필요할 때 레이예스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김태형 감독도 “외국인 타자는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장타가 필요하다”는 주의다. 그럼에도 레이예스만큼 검증된 타자를 찾기 힘들다는 생각에도 동의한다. 타 구단들도 레이예스의 위력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KT 위즈의 유튜브 채널 ‘위즈TV’에서는 올해 올스타전 때 이강철 KT 감독에게 마이크를 달아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콘텐츠를 진행한 바 있다. 이때 드림 올스타(삼성·KT·SSG·롯데·두산)의 감독들이 이구동성, 레이예스를 칭찬했다. 이깅찰 KT 감독은 “’저 타자까지 연결이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타자는 몇명 없는데, 레이예스가 그 중 하나다. 우리 투수들이 쟤를 못 막는다”고 말했다.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도 “정말 갑갑하다. 좌타자가 나와도 치고 다 친다. 던질 게 없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레이예스 내년에도 쓸거죠?”라고 김태형 감독에게 물었고, 김태형 감독도 “써야지 그럼”이라고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은 듯 하다. 그는 “3할3푼에 100타점 치는 타자를 어떻게 바꾸나”라고 웃으면서 “타자는 오히려 투수보다 더 불확실하다. 투수는 던지는 것을 보고 데려오면 어느 정도 그림이 나온다. 하지만 타자는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롯데는 올해 외국인 선수 교체 과정에서 실패를 거듭했다. 지난해 리그 최다 이닝을 던진 애런 윌커슨을 터커 데이비슨으로 교체했다. 데이비슨은 올해 3점대 평균자책점에 10승까지 수확했지만 롯데는 5회 이상을 버티지 못하는 모습에 교체를 감행했다. 그런데 데이비슨 대신 데려온 빈스 벨라스케즈는 단 1승만 거두고 불펜 추격조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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