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현재 65승 66패 6무의 성적으로 5위 KT 위즈와 1.5경기 차이의 6위에 올라있다. 롯데는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경기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확실한 상승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는 중이다.
지난 19일 창원 NC전을 18-2로 승리하면서 5할 승률에 복귀하며 공동 5위로 올라섰지만 이튿날인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최하위 키움과의 경기에서는 5-15로 대패를 당하면서 다시 6위로 떨어졌다. 공동 5위였던 KT 위즈가 주말 2연승으로 반등하며서 승차는 1.5경기로 벌어졌다.

5위 KT와 맞대결은 남아있지 않고, 4위 삼성과는 2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이후 NC, LG, 한화, SSG, 두산과 맞대결이 1경기 씩 남아있다. 잔여경기 모두 승리하고 다른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다. 마지막까지 산술적인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현실적인 희망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
140경기 가까이 롯데는 ‘내일이 없는’ 야구를 펼쳤다. 매 경기 전력을 다했고 실제로 전반기에는 그런 승부수들이 다수 적중하면서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김태형 감독의 승부사적 기질이 경기마다 투영이 되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내일이 없는 야구는 미래가 담보되어야 했다. 가을야구라는 결실을 담보로 잡고 당장의 결과를 원했다. 그렇게 롯데는 가을야구로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특히 정규시즌 동안 투수진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운영을 했다. 벤치는 매 경기 사활이 걸린듯 투수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한 이닝을 온전히 맡기는 투수가 없었고 멀티이닝과 이닝 쪼개기가 수반됐다. 연투와 멀티이닝 등 피로도와 연결될 수 있는 수치가 모두 최상위권이다. 특히 연투는 2관왕이다. 2연투 159회로 1위, 3연투도 26회 1위다. 멀티이닝은 124회로 NC(139회)에 이은 2위다.

좌완 정현수가 31회, 우완 정철원이 22회로 2연투 순위 리그 1,2위에 올라 있다. 3연투는 정현수가 7회, 김강현이 4회로 최다 1,2위에 올라있고 정철원과 송재영이 3연투 3회로 공동 3위에 올라있다. 멀티이닝 수치도 김강현이 1위다. 김강현이 25회로 리그 전체 1위이고 마무리 김원중과 정철원이 15회로 공동 6위다. 롯데는 이렇듯 올해 무조건 가을야구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로 투수진을 운영했다. 그런데 8월, 거짓말 같은 12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후에도 좀처럼 팀은 회복을 하지 못했다. 이제는 가을야구 마지막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쳐야 하는 신세에 놓였다.
이제 롯데에는 무엇이 남을지 고민해봐야 할 순간이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은 자산이 될 것이지만 당장 내년 투수진에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피로도가 높은 시즌을 보낼수록 이듬해 몸이 성치 않고 성적이 떨어지는 사례는 무수히 확인했다. 정현수와 정철원, 그리고 마무리 김원중까지 시즌이 갈수록 구위가 떨어졌다. 내년 투수진에 대한 공백이 생길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고 2026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롯데가 이대로 가을야구에 가지 못하면 명백한 실패의 시즌이다. 특히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운영한 투수진은 추후에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면 롯데의 2025년은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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