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서 죽어야 되는데…” 타자가 깜짝 놀라 얼어붙은 너클볼, 41세 베테랑은 아직도 진화한다 [오!쎈 인천]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5.09.22 01: 41

프로야구 SSG 랜더스 노경은(41)이 너클볼을 던지며 타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노경은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2이닝 1탈삼진 무실점 홀드를 기록했다. 
SSG가 6-3으로 앞선 무사 1, 3루에서 선발투수 김광현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대타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뒤이어 강승호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고 1루주자 제이크 케이브가 수비 방해를 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정리했고 8회 박시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SSG는 7-3으로 승리하고 2연승을 질주했다. 

SSG 랜더스 노경은. /SSG 랜더스 제공

SSG 이숭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노)경은이가 6회 위기상황에 등판해 2닝을 책임져줬다. 그 부분이 오늘 승리의 원동력이다”라고 노경은의 호투를 칭찬했다. 노경은은 “이닝은 크게 상관 없었다. 경헌호 코치님이 혹시나 주자가 많이 쌓이면 나갈 수 있게 준비를 하자고 하셔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편안하게 줄건 주고 막을건 막자고 생각했는데 수비 방해가 나온 덕분에 (김)광현이 주자를 들여보내지 않고 막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늘 위기 상황에 마운드에 올라 SSG의 승리를 지키고 있는 노경은은 “오히려 마운드에서 힘이 들어가면 내가 던져야 할 곳에 공이 들어가지 않는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도 평소처럼 편안하게 던지자고 생각해야 컨트롤이 잘된다”고 좋은 활약을 이어가는 비결을 이야기했다. 
SSG 랜더스 노경은. /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 노경은. /SSG 랜더스 제공
노경은은 이날 오명진의 타석에서 초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2구째 너클볼을 던졌다. 너클볼은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벗어나면서 볼이 됐지만 오명진도 깜짝 놀라 포수에게 구종을 물어보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거기서 그냥 쳐서 아웃을 잡았어야 했는데 너클볼을 던지면 타자들이 대부분 안치더라”고 말한 노경은은 “점수차가 어느정도 있었기 때문에 연습삼아 던졌다. 연습 때 잘 던지더라도 경기에서 잘 던져야 한다. 연습을 할 때는 스트라이크로 진짜 기가 막히게 들어가는데 경기에서는 잘 안들어간다”며 웃었다. 
너클볼을 던진 뒤 시속 147km 빠른 직구로 결국 2루수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한 노경은은 “너클볼 다음에 147km 몸쪽 직구를 던졌다. 느린 공을 눈에 익혀주고 그 다음에 빠른 공을 던지니까 먹혀서 잡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눈속임용으로 혼란을 주기 위해 던지는 것이지 너클볼이 엄청난 위력이 있어서 던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SG는 이날 승리로 69승 4무 61패 승률 .531를 기록하며 리그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올 시즌 남은 10경기에서 6승을 거두면 자력으로 3위를 확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노경은은 “사실 우리가 시즌 전에는 암울한 이야기를 듣고 시작을 했다. 데이터로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때 우리가 7위 로 나왔다. 선수들이 그런 예측을 뒤집고 싶었고 그런 말을 들은 것이 오히려 자극이 됐다. 데이터는 믿지 말고 하자고 했는데 보란듯이 3위에 올라있으니까 너무 기분 좋다”면서 “나는 있는듯 없는듯 조용히 묻혀가고 싶다. 후배들이 잘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며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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