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2회·우승 0회' 2546억 좌완, ‘먹튀 or 진짜 에이스’ 운명의 가을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5.09.21 06: 43

LA 다저스 좌완 블레이크 스넬이 가을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며 ‘먹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까.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블리처리포트의 팀 켈리 기자를 인용해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2연패에 실패한다고 해서 대대적 변화가 일어나진 않겠지만, 스넬만큼은 예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켈리 기자는 또 “두 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했지만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스넬은 다른 동료들보다 훨씬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넬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5년 총액 1억 8200만 달러(약 2546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FA 시장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개막 직후 단 두 차례 선발 등판만 소화한 뒤 왼쪽 어깨 염증으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출발부터 삐끗했다. 한 달 반 뒤에는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 약 4개월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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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복귀 이후에는 달라졌다. 복귀 첫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고 지난 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5실점한 뒤 최근 두 차례 선발에서는 13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며 예리한 구위를 자랑했다. 
켈리 기자는 “초대형 계약과 다저스 선발진의 잦은 부상 변수를 고려하면 스넬은 남은 시즌 반드시 좋은 투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먹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스넬에게 이번 가을은 개인적으로도 명예 회복의 무대다. 그는 2020년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두 차례 선발 등판해 1승을 기록했지만 팀은 시리즈를 내줬다. 특히 6차전에서 5⅓이닝 1실점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조기 강판돼 아쉬움을 남겼다. 그때의 기억을 덮을 기회가 이번 가을에 주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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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선발진은 최근 압도적인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요시노부 야마모토, 타일러 글라스노우, 오타니 쇼헤이 등이 버티는 가운데 부상에서 돌아온 스넬이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해준다면 팀은 월드시리즈 2연패 달성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결국 이번 포스트시즌은 스넬에게 ‘초대형 계약의 가치를 증명하느냐, 먹튀 논란에 시달리느냐’를 가르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다저스가 가을야구에서 다시 정상에 오른다면 스넬은 초대형 계약에 걸맞은 진정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먹튀’ 꼬리표를 완전히 지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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