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알렉 감보아가 복귀전에서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사실상의 표적 등판이 무위로 끝났다.
감보아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8실점(7자책점), 투구수 84개를 기록하고 강판됐다. 팀도 5-15로 대패를 당하며 하루 만에 6위로 추락했다.
9월 9일 사직 한화전 이후 열흘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팔꿈치 통증으로 한 차례 등판을 건너 뛰었고 이날 키움전에 맞춰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 선발 등판 예정이었다. 하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이날 등판을 건너 뛰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특이 소견은 없었고 17일 대구 삼성전 등판을 곧바로 준비했다. 그런데 훈련 과정에서 그라운드 구조물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경기가 취소됐다.
19일 창원 NC전 등판이 예상됐지만, 나균안이 나섰고 감보아는 20일 사직 키움전으로 등판 일정이 조정됐다. 사실상의 표적 등판이었다. 키움이 최하위이기도 했고 또 NC와 상대전적 자체가 달랐다.

감보아는 올해 NC를 상대로 3경기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4.02에 그치고 있었다. 반면, 키움을 상대로는 좋은 기억만 갖고 있었다. 2경기 등판해 14이닝 동안 15탈삼진을 잡아내며 한 점도 주지 않았다. 피안타도 3개에 불과했다.
팔꿈치 통증 리스크가 있지만 감보아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상황. 또 열흘을 푹 쉬었다. 그런데 리스크가 거대한 쓰나미로 몰려 왔다.
1회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선두타자 박주홍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고 이후 폭투를 범해 무사 3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송성문과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154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월 선제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2실점을 한 뒤 임지열을 3루수 땅볼, 김건희를 삼진, 주성원을 2루수 땅볼로 요리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1회말 타선이 곧바로 2점을 뽑았지만 볼넷 5개, 사구 1개로 얻어낸 기회에서 2점 밖에 뽑지 못한 게 아쉬운 대목이었다.

2-2 상황에서 2회에도 어렵게 풀어갔다. 이주형에게 빗맞은 좌전 안타를 맞았다. 여동욱을 중견수 뜬공 처리했지만 어준서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면서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송지후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를 만들어내며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3회에도 선두타자 박주홍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운 뒤 송성문에게 2루타를 얻어 맞았다. 1사 2루에서 임지열을 유격수 땅볼, 김건희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결국 4회 무너졌다. 선두타자 주성원에게 2루타를 내줬다. 이주형을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했지만 여동욱에게 볼넷을 허용해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어준서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 2루타를 허용해 3실점 째를 기록했다. 1사 2,3루의 계속된 실점 위기. 송지후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까지 허용해 2-5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수비까지 도와주지 못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박주홍을 1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1루수 김민성이 2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위기가 계속됐고 송성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감보아는 결국 4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후 올라온 박진은 폭투까지 다시 범했고 임지열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김건희에게 우전 적시타까지 내주면서 실점이 계속됐다. 감보아의 실점은 8실점(7자책점)까지 늘었다.
이날 감보아는 최고 155km의 패스트볼을 던졌고 평균구속은 152km를 찍었다. 슬라이더 22개, 체인지업 17개, 커브 7개 등을 구사했다. 하지만 패스트볼의 구위가 이전보다 떨어져 보였고 또 익숙해졌다. 슬라이더 각 자체도 밋밋했는데 이번에는 제구까지 가운데로 몰렸다.
빗맞은 타구들이 외야로 뻗어나간 것도 감보아에게는 불운이었지만 결과론적으로 감보아는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했다. 팀도 배려를 해줬지만 뜻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다.

감보아가 에이스 역할을 해내지 못하면서 이미 경기 흐름은 넘어갔다. 박진 이민석 그리고 벨라스케즈까지 올라왔지만 키움 타선을 억제하지 못했다. 에이스의 투입으로 잡고 가야 할 경기를 뼈아프게 놓쳤다. 같은 시각, 5위 경쟁을 펼치던 삼성과 KT는 모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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