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보통 유도, 레슬링 선수들이 다치는 부위인데…”
주치의도 야구선수의 ‘이 부위’ 수술은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황당했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의 어깨 부상. 후반기 복귀를 향해 구슬땀을 흘렸던 선수의 당시 심정은 어땠을까.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 중이었던 키움 에이스 안우진은 지난 8월 휴일을 맞아 구단 자체 평가전에 등판해 1이닝 소화 후 추가 펑고 훈련에서 넘어지면서 예상치 못한 어깨 부상을 입었다. 무려 세 차례에 걸쳐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 인대가 손상됐고, 수술대에 올라 관절경을 통한 어깨 오훼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키움에 따르면 청백전 당시 선수들의 경기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패배 팀에 추가 훈련(펑고)이 예정돼 있었다. 안우진이 속한 팀이 경기에서 패했고, 안우진은 추가 훈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패배 팀 전체가 참여하는 분위기 속에서 파트 코치의 권유로 훈련에 동참하던 중 부상을 입었다. 후반기 복귀가 점쳐졌던 에이스가 불의의 부상으로 내년 전반기 복귀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최근 1군 엔트리 등록과 함께 잠실에서 만난 안우진은 “수술 이후 보조기를 착용하다가 최근에 제거를 했고, 병원에 세 차례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의사선생님이 수술이 잘 됐다고 하시면서 재활 프로그램을 알려주셨다. 구단에도 좋은 트레이너들이 많아 이야기를 잘 들으면서 열심히 재활할 생각이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안우진의 수술 부위는 야구선수들이 좀처럼 부상을 당하는 부위가 아니다. 주치의도 야구선수의 ‘이 부위’ 수술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안우진은 “유도 선수나 레슬링 선수의 수술은 조금 해보셨다고 했다. 그래서 처음에 조심스럽게 접근하셨고, 재활 기간도 길게 잡았다. 언제 재활이 끝날지는 모르지만, 일찍 끝내려고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상 당시 심정을 묻자 “사실 팔꿈치 재활 기간이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청백전 당시 몸의 거의 다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진짜 만족스러웠다. 스스로 준비가 다 됐다고 생각했는데 부상을 당해 속상했다. 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아쉬웠다”라고 되돌아봤다.
안우진은 빠르면 내년 4월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부상으로 후반기 복귀,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전이 모두 무산됐지만, 재활 속도가 빠른 건 긍정적이다.

안우진은 “내년 1월쯤 공을 던지기 시작할 거 같다. ITP를 중간에 안 건너뛰고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면 4월이 가장 빠른 복귀 시점일 듯하다. 팔꿈치 재활 때 경험을 해보니 안 좋은 날도 분명 있어서 4월이 가장 빠른 날짜다”라고 설명했다.
WBC 출전 불발에 대한 솔직 속내도 들을 수 있었다. 안우진은 “일단 다친 게 가장 힘들었다. WBC 출전보다는 빨리 정상적으로 마운드에 설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을 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공을 못 던지는 상황에서도 1군 엔트리 등록을 요청한 안우진은 남은 시즌 팀의 어린 선수들에게 멘토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그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직접 해주고 싶어서 구단에 등록을 요청했다. 어릴 때를 되돌아보면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그렇게라도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부족하지만 알고 있는 부분을 최대한 알려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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