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남긴 위대한 유산이 이어졌다... 'SON형 우리가 할게' 유럽 무대 홈 무패 기록은 이어진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9.19 06: 24

손흥민(33, LAFC)이 남긴 위대한 유산이 이어졌다.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비야레알을 1-0으로 꺾었다. 결과만 보면 간단하다. 하지만 내용과 상징성은 단순히 승점 3점 이상의 의미였다.
결승골은 너무나 허무했다. 전반 4분, 토트넘의 베리발이 우측에서 올린 평범한 크로스가 문제였다. 비야레알의 2001년생 골키퍼 루이스 주니오르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자기 골문 안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기록은 자책골. 이 골은 끝까지 결승골로 남았다.

양 팀은 이후 내내 답답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토트넘은 유효슈팅을 단 1개 기록하는 데 그쳤고, 비야레알은 끝내 골문 안으로 위협적인 슛조차 만들지 못했다. 그만큼 경기는 지루했고, 긴장이 감돌았다. 토트넘 팬들에게는 속이 터지는 경기력이었지만, 스코어보드에 찍힌 1-0은 모든 것을 상쇄시켰다.
사실 토트넘 입장에선 공격의 부진보다도 결과가 중요했다. 3시즌 만에 복귀한 UCL 무대 첫 경기, 그것도 홈에서 맞이한 무대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했다. 신임 토마스 프랭크 감독에게도 이번 경기는 커리어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이었다. 어떤 내용이든 승리가 필요했다. 그리고 자책골이 그 기대를 충족시켰다.
경기 후 프랭크 감독은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승리했을 때는 그 승리를 기뻐하고 감사해야 한다는 걸 다시 느꼈다. 좋은 점이 많았다. 우리는 수비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수준 높은 비야레알을 상대로 기회를 거의 내주지 않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공격적으로는 최고 수준은 아니었다. 후반엔 공을 내주고 달려가서 막는 식으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재미있었다. 아주 팽팽한 경기였고, 근소하게 이겼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POTM)로 선정된 베리발 역시 감격스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승점 3점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는 클린시트 멘탈리티를 보여줬고, 훌륭하게 해냈다. 어렸을 때부터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 홈에서 팬들 앞에서 승리하는 건 믿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기분이다”라며 기쁨을 만끽했다.
토트넘의 홈 극강 본능은 이번에도 빛났다. UEFA 주관 대회 기준 홈에서 21경기 무패. 2022-2023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이후 단 한 번도 안방에서 진 적이 없다.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함께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이번 시즌도 복귀전 승리로 시작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토트넘은 최근 UEFA 대회 홈 21경기에서 패배가 없다. 이 기간 56골을 넣고 13골만 허용했다. 무실점 경기는 11번에 달한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요새와 같다”고 극찬했다.
이 기록은 손흥민과 함께 한 기록이다. 손흥민은 꾸준히 토트넘에서 뛰면서 UCL 준우승과 유로파 우승 등을 이끌었다. 손흥민이 떠나고 나서 첫 유럽 무대 경기에서 토트넘은 승리하면서 손흥민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이어가는데 성공한 것이다.
공격이 답답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수비 안정화와 경기 운영 능력은 확실히 올라왔다. 프랭크 감독도 이 점을 강조했다. “우리는 골을 넣을 거다. 오늘은 자책골이 전부였지만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선수들이 보여준 수비와 집중력은 충분히 득점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토트넘은 경기력으론 부족했지만 결과로 모든 걸 덮었다. 프랭크 감독의 첫 챔피언스리그 승리, 홈 무패 신기록, 그리고 자신감 회복까지. 답답한 공격만 풀린다면 프랭크호는 다시 유럽 무대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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