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없는 포스테코글루, 결국 ‘포스트 SON’ 엄지성에 무너졌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9.19 01: 49

손흥민 없는 포스테코글루는 그저 평범했다. 결국 ‘포스트 SON’으로 불리는 엄지성(23, 스완지시티)의 발끝에 무너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노팅엄 포레스트는 1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카라바오컵(EFL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스완지시티에 2-3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쉽게 승부를 가져가는 듯했으나, 후반 들어 엄지성이 주도한 스완지의 맹공을 막지 못하고 탈락했다.
경기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노팅엄은 이고르 제주스가 전반 15분 선제골, 전반 추가시간 추가골을 터트리며 손쉽게 리드를 잡았다. 점유율(55%)과 유효슈팅(2-1) 모두 앞서며 ‘손흥민 없는 포스테코글루도 통한다’는 착각을 만들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후반전부터 무너졌다.

후반 23분, 엄지성이 날카롭게 올린 코너킥이 카메론 버지스의 머리에 정확히 꽂혔다. 스코어는 1-2. 골 하나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이후 노팅엄은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채 방심했고, 엄지성은 다시 기회를 잡았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엄지성이 전개한 볼이 리암 컬렌을 거쳐 잔 비포트니크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추가시간 7분 또다시 엄지성의 코너킥에서 상황이 전개됐다. 걷어낸 공을 에단 갈브라이스가 중거리 슛으로 연결했고, 튕겨나온 볼을 버지스가 왼발로 마무리하며 스완지가 3-2 역전에 성공했다. 불과 10분 사이 3골을 내주며 포스테코글루의 노팅엄은 무너졌다.
이 패배는 단순한 탈락이 아니라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시절 손흥민이라는 ‘월드클래스’ 에이스에 의존해 리그 상위권 경쟁을 이어갔다. 하지만 노팅엄에서는 그런 해결사가 없다. ‘손흥민 없는 포스테코글루’는 허술한 경기 운영으로 2부리그 팀에게 무너진 것이다.
이미 아스널전 0-3 완패에 이어 컵대회마저 충격 탈락. 부임 후 2연패로 아직 첫 승도 없다. 포스테코글루는 아스널전 후 “리그컵에서는 반등을 보여주겠다”고 장담했지만, 결과는 더 나쁜 역전패였다. 경기 후 그는 “우리는 상대를 끝장낼 기회가 많았지만 편안해졌다. 선수들이 경계 신호를 무시했다”며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언론과 팬들의 시선은 차갑다.
영국 ‘BBC’는 “노팅엄은 스완지를 상대로 안주했다. 희망적 징후가 사라졌다. 포스테코글루의 축구는 토트넘 시절과 똑같다. 화끈한 전반 후 무기력한 후반, 그리고 변명”이라며 신랄하게 꼬집었다.
반면 스완지의 엄지성은 확실히 ‘포스트 SON’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이날 1도움에 그치지 않고 두 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팀 역전 드라마를 이끌었다. 통계 사이트 ‘풋몹’도 엄지성에게 평점 8.3을 매기며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포스테코글루는 토트넘에서 손흥민이라는 슈퍼스타 덕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노팅엄에서는 과연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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