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3회에 수상에 빛나는 투수 저스틴 벌랜더(42·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은퇴를 거부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이어진 고비를 딛고 후반기 2점대(2.63) 평균자책점으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42세 투수로는 역대 두 번째 4경기 연속 1실점 이하 행진을 펼쳤다.
벌랜더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샌프란시스코의 5-1 승리에 발판이 된 호투였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3경기 연속 잘 던지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시즌 평균자책점을 3.94에서 3.75로 낮췄다.
3회까지 안타 1개만 맞고 타자 9명으로 끝낸 벌랜더는 4회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블레이즈 알렉산더를 7구째 시속 94.3마일(151.8km)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권 위기로 7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총 투구수 107개로 최고 시속 95.1마일(153.0km), 평균 92.9마일(149.5km) 포심 패스트볼(49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8개), 스위퍼(13개), 커브(9개), 체인지업(8개)을 던졌다.
지난 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5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6이닝 무실점), 13일 LA 다저스전(7이닝 1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4경기 연속 1실점 이하 투구에 성공했다. ‘MLB.com’에 따르면 벌랜더 커리어 첫 4경기 연속 1실점 이하로 메이저리그 125시즌 역사상 42세 이상 투수가 이런 기록을 남긴 건 2005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로저 클레멘스가 유일했다. 벌랜더가 두 번째다.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벌랜더에게 승리를 안겨주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또 다시 7이닝, 100구 이상을 던졌다. 지금 이 시점까지 좋은 투구를 하는 것이 정말 놀랍다. 투구 딜리버리가 안정적이고, 모든 구종을 잘 활용하고 있다. 3가지 다른 변화구를 던지며 삼진도 더 많이 잡는다. 볼넷을 고작 2개 허용한 것도 놀라울 만큼 그동안 볼넷도 거의 주지 않았다.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제 벌랜더가 등판할 때마다 게일로드 페리나 월터 존슨 같은 전설을 넘어섰다는 기록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것이 벌랜더가 어떤 투수인지, 어떻게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저스틴 벌랜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18/202509180947773031_68cbb3eb7c1b0.jpg)
벌랜더는 “20년차인데 시즌 전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원하는 대로 흘러간 게 몇 번 안 된다. 시즌 내내 힘들었던 기억도 몇 번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조정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4개월 동안 매일 야구장에 나오면서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한 달 전쯤 불펜에서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고, 실전에 적용했더니 이렇게 결과가 나오고 있다. 포기하지 않길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한 달 전 불펜 피칭 중 새로운 투구 각도를 찾아 구속을 약간 낮추는 대신 타자를 속이는 방법을 찾아 변화를 준 것이 통했다.
지난겨울 샌프란시스코와 1년 1500만 달러에 FA 계약한 벌랜더는 전반기 15경기(76⅔이닝) 승리 없이 7패 평균자책점 4.70 탈삼진 67개로 부진했다. 5월 중순에는 가슴 근육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한 달간 공백을 갖기도 했다. 벌랜더도 이제는 진짜 한물갔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후반기 12경기(65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2.63 탈삼진 60개로 반등했고, 9월에는 3경기 20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45 탈삼진 13로 압도적이다. 시즌 전체 성적도 27경기(141⅔이닝) 3승10패 평균자책점 3.75 탈삼진 127개로 좋아졌다. 선발투수로 충분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어느 팀에서든 내년에 43세 시즌을 볼 수 있을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저스틴 벌랜더.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9/18/202509180947773031_68cbb3ec0c4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