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1라운드, K리그 미소·中 굴욕… 울산-강원 나란히 승리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9.17 23: 59

울산 현대는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 청두 룽청을 2-1로 꺾었다. 전반 막판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후반 엄원상과 허율의 연속 득점으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울산은 최근 K리그에서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으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경기 역시 초반부터 흐름을 잡고도 골을 만들지 못해 불안이 감돌았다. 말컹의 바이시클킥, 이희균과 백인우의 중거리 슈팅이 잇따라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기회를 놓쳤다.
그러던 전반 종료 직전, 불운이 겹쳤다. 상대 슈팅이 수비벽에 맞고 굴절된 뒤 문전 혼전 상황이 이어졌고, 청두의 디어지아듀오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무리했다.

후반 초반 울산은 페널티킥을 얻는 듯 보였다. 백인우의 트래핑 과정에서 공이 상대 수비 티모의 팔에 맞았기 때문이다. 주심은 온필드 리뷰까지 거쳤지만 결국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홈 팬들의 항의가 쏟아졌지만, 울산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후반 17분 보야니치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고, 이어진 이희균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손끝에 걸려 골대를 맞고 나왔다. 아쉬움이 쌓였지만 신태용 감독은 흔들림 없이 마지막 교체 카드로 엄원상을 투입했다.
후반 31분 보야니치가 전방으로 찔러준 환상적인 스루패스가 엄원상에게 연결됐다.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첫 슈팅은 막혔으나, 세컨드 볼을 놓치지 않고 마무리했다. 교체 투입 4분 만에 터진 동점골이었다. 문수축구경장은 순식간에 함성으로 뒤덮였다.
이후 울산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허율의 오버헤드킥, 에릭과 엄원상의 연이은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번번이 막혔다. 후반 종료 직전까지도 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울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허율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곧바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강력한 슈팅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는 그대로 울산의 2-1 승리로 매조지어졌다.
전날 상하이 선화도 강원 FC에 1-2로 패배했다. 중국 '즈보 닷컴'은 청두마저 패하고 나자 "중국 슈퍼리그(CL) 팀들의 ACL 태도는 여전히 의문부호다. 전력과 자원을 갖추고도 국제무대에서 기대 이하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K리그 팀 상대로 연달아 패배는 리그 차원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고 혹평했다.
즈보 닷컴은 "ACL을 단순한 ‘부담’으로 여기는 태도가 반복되는 이상, 중국 슈파리그 구단은 한계가 있다.중국 축구는 한때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투자와 성과로 아시아 정상급 전력을 과시했지만, 이는 일시적 ‘돈잔치’였을 뿐 장기적 체질 개선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슈퍼리그 클럽들은 리그 성적에 치중하며 ACL을 소홀히 대한다. 그러나 K리그, J리그 팀들 역시 빡빡한 일정과 자원 제약 속에서도 ACL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 왔다. 중국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한, 아시아 무대에서의 추락은 피할 수 없다"라고 질타했다.
즈보 닷컴은 "ACL은 리그와 팬을 넘어 아시아 전역의 자존심이 걸린 무대다. 하지만 중국 클럽들은 이를 ‘의무’로 여기지 않고, 자국 팬들의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돈으로 쌓은 단기 성과에 취해 장기적 비전을 잃은 대가다. 중국 축구가 아시아에서 존중 못 받는 이유가 있다"라고 격하게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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