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라커룸 균열 본격화… 선수단은 반발- 구단은 지지! 아모림 운명은?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9.17 21: 5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구단 수뇌부는 후벵 아모림(40) 감독에게 신임을 보내고 있지만, 선수단 내부에서는 이미 균열이 감지된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6일(한국시간) “맨유는 당장 아모림 감독을 경질하지 않는다. 그러나 선수단 다수가 그의 3-4-2-1 전술에 자신감을 잃었다”라고 보도했다. 표면적으로는 지지가 남아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아모림 감독은 더비 참패 이후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에 0-3으로 무릎 꿇은 직후 “차라리 경질당할지언정 내 철학은 굽히지 않겠다”라고 맞섰다. 그러나 강단은 곧 고집으로 비친다. 팬과 선수 모두 답답해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투자 규모와 기대치다. 맨유는 지난 시즌 도중 에릭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한 뒤 아모림을 데려왔다. 올여름에는 무려 2억 3,600만 파운드(약 4,446억 원)를 쏟아붓고, 브라이언 음뵈모와 마테우스 쿠냐를 비롯해 전술 맞춤형 자원을 영입했다. 프리시즌까지 충분히 시간을 줬다. 그러나 성적표는 참담하다.
개막 4경기 승점 4. 무려 33년 만에 최악의 출발이다. 리그뿐만 아니라 컵 대회에서도 굴욕을 맛봤다. 카라바오컵에서 4부 리그 그림스비 타운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맨유라는 이름값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선수단 내부 불만은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일부 주축은 아모림 체제 11개월째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전술 적응에 실패했다.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조차 예외는 아니다. 그는 새로 합류한 자원들을 위해 중원에서 더 내려뛰는 역할을 맡았다. 에이스가 본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구단 내부에서는 아직 라커룸 전체가 등을 돌린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아모림이 라커룸 지지를 완전히 잃었다고 보는 건 과장이다”라는 관계자의 말처럼 일부는 여전히 감독을 따른다. 하지만 균열이 커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맨유 레전드 웨인 루니의 발언은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루니는 ‘BBC 스포츠’의 개인 방송에서 “솔직히 맨유 경기를 보면서 무슨 축구를 하는지 알 수 없다. 어떤 패턴인지, 앞으로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좋지 않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브루노 활용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브루노는 환상적인 선수지만 지금 위치는 그를 죽이는 포지션이다. 미드필더를 두 명만 쓰니 상대에게 계속 밀린다. 지금처럼 고전할 때는 세 명을 세워야 한다. 거의 1년 가까이 경기당 승점 1점도 못 올리고 있는데, 이건 강등권 성적”이라고 꼬집었다.
팬심과 레전드조차 등을 돌리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아모림 감독이 “철학을 바꾸지 않겠다”라며 버티고 있지만, 선수단 불만이 더 커지면 구단 보드진도 입장을 바꿀 수 있다. 거액의 투자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 경질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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