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역사적인 첫 아시아 무대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강원은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조별리그 1차전에서 중국 슈퍼리그의 강호 상하이 선화를 2-1로 꺾었다.
이날 강원은 전반 종료 직전 주앙 텍세이라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홍철과 구본철의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창단 이후 첫 ACL 무대에서 첫 경기, 첫 승리라는 의미 있는 결과다.
경기 전부터 분위기는 강원이 주도했다. 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 가브리엘이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산됐다. 전반 32분 조현태의 슈팅은 옆그물을 때렸다.

수차례 기회를 놓치던 강원은 오히려 전반 46분 상대 측면 돌파에 뚫리면서 상대 외인 텍세이라에게 실점하면서 불안하게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강원은 교체 카드를 과감히 활용했다. 최병찬이 부상으로 빠지고 김건희가 투입됐으며, 이어 윤일록·김광국 대신 서민우·김대원이 들어갔다.
변화는 즉각 효과를 냈다. 후반 9분 구본철이 박스 안에서 내준 패스를 홍철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흐름을 탄 강원은 후반 18분 마침내 역전골을 터트렸다. 김대원의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되자 구본철이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집중력 있는 플레이가 강원의 리드를 만들었다.
강원은 이후 김대원, 김건희 등을 활용해 추가골을 노렸다. 상하이 역시 동점골을 위해 라인을 올렸지만, 끝내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강원의 2-1 승리로 종료됐다.

이날 경기에는 4091명의 팬이 찾아 강원의 ACL 첫 승 장면을 함께했다. 지난해 K리그 준우승으로 아시아 무대에 입성한 강원은 데뷔전부터 값진 결과를 만들며 자신감을 얻었다.
중국 매체 ‘즈보 닷컴’은 패배 이후 상하이에 대한 변명을 만들었다. 이 매체는 "상하이는 전략적으로 강원전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라면서 "전략적 포기는 ‘포기’가 아니라 ‘전략’이었다. 그로 인해 결과는 쓰라린 패배였지만 이해할 수 있는 결과”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선화는 청두 롱청과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주전들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상대 강원 역시 핵심을 전부 기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두 팀의 경기력 차이는 후반 들어 뚜렷했다. 전반까지만 해도 수비가 잘 버텼지만 결국 후반전에 무너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그와 ACLE을 병행하는 데 따른 좌절은 이해할 수 있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승리 가능성이 보였지만, 후반 연속 실점은 충격적이었다. 선화가 강원 원정에서 1-2로 패한 것은 단순한 패배가 아닌, 앞으로의 일정에 경종을 울리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