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추락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한 매체가 과거 퍼거슨 시절 맨유 황금기의 ‘전성기 베스트11’을 공개하며 씁쓸한 대조를 남겼다.
영국 축구 콘텐츠 매체 ‘넥스트 멕스’는 16일(한국시간) “유럽을 공포에 떨게 했던 맨유의 라인업”이라며 퍼거슨 감독 시절 최고의 베스트11을 선정해 공개했다. 매체가 꼽은 라인업은 2010-201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FC 바르셀로나전에 나섰던 선발 명단과 동일하다.
포메이션은 전통적인 4-4-2. 최전방에는 웨인 루니와 치차리토(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포진했다. 측면에는 박지성과 안토니오 발렌시아, 중원에는 라이언 긱스와 마이클 캐릭이 자리했다. 수비진은 파트리스 에브라-네마냐 비디치-리오 퍼디난드-파비우, 골문은 에드윈 판데사르가 지켰다.

매체는 “당시 맨유는 EPL 우승과 커뮤니티 실드 우승, UCL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쉽게도 바르셀로나에 1-3으로 패했지만, 이 라인업은 퍼거슨 시절 맨유의 최전성기를 대표한다”고 전했다.
당시 박지성의 이름은 더욱 빛났다. 그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UCL 결승 무대 선발 출전이라는 기록을 2009년에 세운 데 이어, 2011년 또다시 결승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무대의 중심에서 메시·샤비·이니에스타와 맞붙으며 한국 축구의 위상을 드높인 순간이었다.
문제는 현재다. 맨유는 퍼거슨 은퇴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EPL 우승은 2012~2013시즌이 마지막.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시즌 리그 15위라는 굴욕을 겪은 데 이어, 올 시즌 후벵 아모링 감독 체제에서도 답답한 출발이다. 개막 4경기에서 1승 1무 2패, 승점 4점에 불과하다. 무려 33년 만의 최악의 출발로 14위에 처져 있다.
그럼에도 구단 수뇌부는 아모링 감독에게 아직 신임을 보내고 있다. 영국 BBC와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도 “맨유는 감독 교체가 아닌 인내를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그 인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과거 퍼거슨 시절 맨유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지금의 현실은 충격과 좌절 그 자체다.
박지성과 루니, 긱스가 뛰던 시절 ‘유럽 최강’을 자부하던 맨유는 이제 EPL 14위 팀으로 전락했다. 퍼거슨 시절의 전성기 라인업을 다시 소환한 이유는 명확하다. 과거의 위상을 되새기며 현재와 비교해 보라는 무언의 메시지지만 여전히 맨유의 몰락은 멈추지 않고 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