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쿠라 모토키(26, FC 도쿄)가 멋진 득점을 터트린 뒤 황당한 비매너 플레이로 빈축을 샀다.
일본 '닛칸 스포츠'는 15일(한국시간) "도쿄 더비에서 경기 막판 양 팀이 뒤엉키는 사태가 터졌다. 나가쿠라가 반스포츠적 행동으로 경고를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FC 도쿄는 같은 날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시즌 J리그 29라운드에서 도쿄 베르디를 1-0으로 제압했다. 승점 3점을 더한 FC도쿄는 리그 14위로 부상하며 강등권과 격차를 벌렸다.
37424명의 관중 앞에서 펼쳐진 치열한 더비 경기는 단 한 골로 희비가 갈렸다. 한국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그는 두 차례 선방으로 상대 공격을 잘 막아냈고, 후반 15분엔 정확한 롱킥으로 결승골의 기점 역할을 했다.
김승규가 상대 진영으로 길게 골킥을 보냈고, 이를 마르셀로 히안이 헤더로 떨궈놨다. 뒷공간으로 침투한 나가쿠라가 절묘한 왼발 아웃프런트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팀에 승점 3점을 안겼다.

FC 도쿄의 영웅으로 떠오른 나가쿠라. 하지만 그는 비신사적인 반칙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건은 경기가 끝나가던 후반 45분 발생했다. 도쿄 베르디 측 코너 부근에서 양 팀 선수들이 치열하게 공을 놓고 다퉜다. 그러던 중 도쿄 베르디 미드필더 후쿠다 유야가 나가토모 유토와 겹치며 함께 쓰러졌다. 공은 나가지 않았고, 주심은 그대로 플레이를 이어가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나가쿠라는 공으로 넘어져 있는 후쿠다의 몸을 맞혀 내보내면서 코너킥을 얻어냈다. 이를 본 도쿄 베르디 선수들은 격분해 달려들었고, 양 팀의 몸싸움까지 번지게 됐다. 경기는 잠시 중단됐고, 관중석에선 함성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규칙상으로는 금지된 플레이가 아니지만, 분명 페어플레이 정신은 아니었던 상황. 야마모토 유다이 주심은 나가쿠라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나가쿠라도 사태가 진정된 뒤 스스로 후쿠다에게 다가가 사과를 전했다.


경기 후 나가쿠라는 "이런 건 축구가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경기 중이라면 어떻게든 내 공으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그렇게 했다. 되돌아 보면 좋지 않은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반성의 뜻을 표했다.
또한 그는 "싸운다는 점이 오늘 가장 중요했다. 이런 싸움 방식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싸우는 모습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이번 경기를 정리했다.
만약 나가쿠라가 공을 후쿠다의 머리 쪽으로 찼다면 레드카드까지 나올 수 있었다. 야마모토 주심이 양 팀 주장을 불러모아 이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FC 도쿄 주장 완장을 찼던 다카히로 고는 "우선 '비신사적인 행위'로 좋지 않은 플레이라고 들었다. 머리에 맞았다면 퇴장도 가능했다고 했다. 나가쿠라도 그런 생각으로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도 나가쿠라의 행동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팬들은 "이기는 게 전부라면 옐로카드는 없었을 거다. 수치스러운 행위이며 확실히 반성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절대 이런 플레이를 해선 안 된다고 가르쳐 주었으면 한다. 승패보다 중요한 건 스포츠맨십", "사람으로서 프로 선수로서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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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C도쿄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