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벵 아모림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되더라도 갈 곳이 있다. '포르투갈 명문' SL 벤피카가 벌써 그를 노리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15일(한국시간) "아모림은 만약 맨유에서 악몽을 끝내더라도 생명줄을 제공받을 수 있다. '유럽의 거물 구단' 벤피카의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가 맨체스터로 날아와 그의 더비전 패배를 지켜봤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같은 날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PL)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더비'에서 0-3으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맨유는 1승 1무 2패, 승점 4에 머무르면서 리그 14위까지 추락했다. 이는 구단 역사상 1992-1993시즌 이후 최악의 출발이다. 맨유는 지난 라운드 번리를 상대로 극적인 시즌 첫 승을 거두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가 싶었지만, 더비 경기에서 무릎 꿇으며 고개를 떨궜다.
다소 일방적인 경기였다. 맨유는 경기 초반 전방 압박으로 맨시티를 잘 괴롭히는가 싶었지만, 제레미 도쿠를 제어하지 못하면서 전반 18분 필 포든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맨시티는 이후로도 넓어진 맨유의 뒷공간을 공략하며 후반 8분과 23분 엘링 홀란의 연속골로 대승을 완성했다. 반면 맨유는 슈팅 12개를 날리고도 무딘 결정력에 발목을 잡히며 무득점 굴욕을 면치 못했다.


아모림호의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맨유는 그가 부임한 뒤 프리미어리그 31경기에서 고작 승점 31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8승 7무 16패로 처참한 성적.
게다가 맨유는 올여름 아모림 감독을 위해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브라이언 음뵈모와 마테우스 쿠냐, 베냐민 세슈코, 디에고 레온을 영입하며 무려 2억 2532만 파운드(약 4257억 원)를 지출했다. 그럼에도 맨유는 리그 360분 동안 오픈 플레이 골은 단 하나밖에 없다. 리그컵에서도 4부리그 팀을 만나 굴욕적으로 탈락했기에 유일한 우승 기회는 FA컵뿐이다.
하지만 아모림 감독은 여전히 당당하다. 그는 경기 후 "(팬들을 향한) 내 메시지는 모든 걸 바치겠다는 거다. 클럽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하며 항상 모든 걸 다하겠다. 항상 같은 메시지였다"라며 "내가 여기에 있을 때까지는 내 최선을 다할 거다. 난 정말로 경기들에서 승리하고 싶다. 팬들보다 내가 더 고통받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고집도 꺾을 생각이 없다. 아모림 감독은 3-4-2-1 포메이션에 대한 비판에도 "난 변하지 않을 거다. 내 철학을 바꾸고 싶을 땐 그렇게 하겠다. 그렇지 않다면 사람을 바꿔야 할 것"이라며 "난 내 방식을 믿는다. 내가 바꾸고 싶을 때까지 내 방식대로 플레이할 것"이라고 당당히 외쳤다. 불만이 있으면 자신을 경질하라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놀랍게도 아모림 감독은 맨유에서 경질되더라도 곧바로 다음 직장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그가 지도력을 뽐냈던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명문 구단 벤피카가 아모림 감독을 눈독 들이고 있기 때문.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벤피카 차기 회장 부임이 유력한 주앙 노로냐 로페스가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방문해 아모림 감독을 지켜봤다. 그는 아모림 감독의 절친인 누누 고메스 부회장 후보, 페드로 페레이라 단장과 함께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특히 고메스는 이미 자신이 벤피카 회장으로 당선된다면 아모림 감독을 데려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맨체스터 더비를 하루 앞두고 "아모림은 현재 맨유 감독이다. 그의 선임에 대해선 답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가지는 아모림이 언젠가 벤피카 감독이 될 것이란 점"이라며 아모림 감독은 벤피카를 지휘할 운명이라고 주장했다.
아모림은 지난해 11월 맨유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포르투갈 무대에서 활약했다. 그는 카사 피아 AC와 브라가 SC, 스포르팅 CP를 거치며 지도력을 입증했고, 공격적인 스리백으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차세대 명장으로 주목받았다. 어릴 적엔 벤피카 팬이기도 했던 만큼 벤피카의 제안이 온다면 거절하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벤피카는 아모림 감독을 데려가기 위해선 예상보다 오래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맨유 보드진은 여전히 그를 신뢰하고 있으며 한동안은 경질할 생각이 없기 때문.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아모림은 구단 역사상 33년 만에 최악의 시즌 시작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맨유 수뇌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라며 "아모림은 리그 31경기에서 8승이라는 끔찍한 기록을 남겼다. 그와 가까운 소식통은 아모림이 31경기에서 16번이나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자리가 진정으로 위협받고 있지 않다는 점이 '믿을 수 없다'라고 인정한다"라고 전했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맨유 보드진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아모림 감독과 동행을 이어갈 생각이다. 아무리 외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도 신경쓰지 않겠단 것. 매체에 따르면 아모림 감독과 맨유 측은 그들이 아슬아슬한 차이로 지고 있으며 이제는 빠른 해결책이 없기에 충분히 기다리기로 결심했다.
데일리 메일 역시 "맨유 수뇌부는 아모림이 구단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적임자라고 여긴다"라며 "맨유는 아모림을 경질할 계획이 없다. 결과를 떠나 팀이 점차 발전하고 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또한 쿠냐와 메이슨 마운트 같은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라며 아모림 감독의 입지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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