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더비 0-3 완패' 아모림 감독, "시스템 바꾸라고? 차라리 감독을 바꿔라"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9.15 13: 42

후벵 아모림(40) 감독이 또다시 자신만의 철학을 고수하겠다고 못 박았다. 시스템을 바꾸느니 자신을 바꿔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까지 던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시즌 초반 4경기에서 1승 1무 2패(승점 4)에 그치며 1992-1993시즌 이후 최악의 출발을 기록했다.
영국 'BBC'는 "이번 패배로 유나이티드의 상황은 한층 더 악화됐다"라고 전했다. 데이터 전문업체 옵타에 따르면, 맨유의 이번 시즌 강등 확률은 11%로 톱5 진입 확률(7.3%)보다 높다. 리그컵에서는 4부 리그 그림즈비 타운에 탈락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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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아모림 감독은 "이런 성적은 맨유가 가져서는 안 되는 기록임을 안다. 하지만 나는 내 철학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내가 바꾸고 싶을 때 바꿀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감독)을 바꿔야 한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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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맨유는 올여름 대대적인 투자 끝에 벤야민 세슈코, 브라이언 음부에모 등을 영입했지만, 팀은 여전히 불안하다. 3-4-3 시스템은 중원 숫자가 부족해 수비가 노출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제레미 도쿠의 드리블 돌파로 시작된 필 포든의 선제골 장면이 대표적이다.
아모림 감독은 "아스날전에서 우리는 두 명의 미드필더로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 마르틴 수비멘디와 맞붙었다. 결과는 졌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라며 시스템 고집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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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맨유 레전드' 로이 킨은 "화가 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무감각하다. 그게 더 나쁘다"라며 혹평했고, 시오 월콧은 "브루노 페르난데스를 더 높은 위치에 올리고 4-3-3으로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팬들도 변화를 원한다. 4백-3미드 구성을 통해 브루노, 음부에모, 마테우스 쿠냐가 세슈코를 지원하는 전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슈코는 이날 프리미어리그 첫 선발 출전에서 거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유일한 기회에서 지나치게 긴 첫 터치를 한 뒤 슈팅을 잔루이지 돈나룸마에게 막혔다. 심지어 핸드볼 반칙까지 범해 유효슈팅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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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주 짐 래클리프 역시 더 이상 인내심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중계 화면에 잡힌 그의 표정은 냉정했고, 현지 다수 언론은 "첼시전에서 또 패배하면 감독 거취에 대한 본격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모림 감독은 "나는 클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 하지만 결국 결정은 내 손에 있지 않다. 나는 누구보다 고통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지만, 그라운드를 떠나는 그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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