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필드 유나이티드가 결국 개막 1달 만에 감독을 교체한다. 약 3달 전 해고했던 크리스 와일더 감독을 세 번째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4일(한국시간) "와일더는 루벤 셀례스 감독이 경질된 뒤 셰필드로 충격 복귀할 예정이다. 올여름 브라몰 레인(셰필드 홈구장)에서 경질된 그는 자신이 응원하는 셰필드 구단의 3번째 감독 임기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와일더 감독이 셰필드에 극적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선덜랜드에서 패하며 승격에 실패하자 경질됐다. 이는 90일도 채 되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와일더 감독은 셰필드 3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는 셰필드에서 자랐고, 지금도 그곳에 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곧 공식 발표가 나올 전망이다. 매체는 "셀례스 감독은 지난 6월 18일 와일더 감독을 대신해 셰필드와 3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와일더가 클럽을 책임지는 세 번째 임기로 돌아온다는 발표가 향후 24시간 내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속보를 전했다.


최악의 부진에 빠진 셰필드 구단의 결단이다. 셰필드는 13일 입스위치 타운 원정 경기에서 0-5로 대패하며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개막 후 5전 전패. 이는 구단 역사를 통틀어도 1995-1996시즌에 이어 두 번째 굴욕이다.
골 득실도 심각하다. 셰필드는 개막전에서 브리스톨 시티를 상대로 1골을 기록한 뒤로는 4경기째 침묵 중이다. 허용한 실점은 무려 12골. 그 결과 5라운드 기준 셰필드의 성적은 1득점 12실점, 승점 0점으로 압도적 꼴찌를 달리고 있다.
셰필드는 셀례스 감독 체제에서 카라바오컵을 포함해 공식전 6경기를 치렀지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카라바오컵에서도 버밍엄에 1-2로 패하며 1라운드 탈락했다.
셰필드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 문턱까지 밟았던 팀이기에 더욱 충격적인 추락이다. 셰필드는 지난 시즌 리즈, 번리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고, 시즌 막판에 미끄러지면서 최종 3위를 기록했다. 이어진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에서는 4위 선덜랜드를 상대로 앞서 나가다가 후반 추가시간 실수로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하며 챔피언십에 잔류하게 됐다.

그러자 셰필드 구단은 플레이오프 패배 후 3주가 지나기 전에 와일더 감독과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그런 뒤 스페인 출신 셀례스 감독을 새로 데려왔다. 과거 3부리그에서 셰필드를 프리미어리그까지 올려뒀던 와일더 감독을 두 번째로 경질한 것.
와일더 감독은 지난 2016년 5월 처음으로 셰필드에 부임했다. 그는 데뷔 시즌 팀을 리그1(3부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팀을 챔피언십으로 승격시켰다. 2018-2019시즌엔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까지 올라섰다.
셰필드의 영웅으로 떠오른 와일더 감독. 그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도 센터백 오버래핑이라는 파격적인 전술을 바탕으로 2019-2020시즌 리그 9위라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다음 시즌엔 부진을 면치 못하며 2021년 3월 경질됐다.
그럼에도 세필드와 와일더 감독의 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2023년 12월 자신의 후임이었던 폴 헤킹바텀의 후임으로 다시 셰필드 지휘봉을 잡았고, 지난 6월 다시 해고됐다. 그리고 이젠 놀랍게도 셰필드에 3번째로 부임하기 직전인 와일더 감독이다.

한편 셰필드는 올여름 설영우 영입을 추진했던 팀이다. 셀례스 감독이 설영우를 관찰하기 위해 스카우트를 파견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영국 현지에서는 셰필드가 설영우의 바이아웃 금액인 500만 유로(약 82억 원)를 지불하기로 결심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스포르트 스포르트'와 '메리디안 스포르트' 등 세르비아 매체들도 설영우가 즈베즈다에서 고별전을 마쳤다고 전했다. 그는 파포스 FC(키프로스)를 상대로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뒤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적시장 막판 셰필드가 높은 이적료에 부담을 느껴 바이아웃 발동을 주저했고, 결국 즈베즈다와 협상이 무산됐다. 설영우도 이적시장 종료로 즈베즈다에 남게 됐다. 그는 대표팀에 합류한 뒤 "여러 팀과 긍정적인 얘기도 많이 했지만, 아쉽게 됐다"라며 "한동안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다만 지금 분위기만 보면 설영우의 셰필드 이적 실패는 오히려 전화위복일 수도 있다. 새로운 무대에 적응할 새도 없이 잉글랜드 3부리그 강등 위기에서 허덕이는 것보단 지금처럼 즈베즈다에서 맹활약을 이어가며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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