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베테랑 최형우는 무릎 꿇고 괴력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범호 감독은 “뇌가 시켜서 몸이 반응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형우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6회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인상적이었다. 최형우가 1볼-1스트라이크에서 임찬규의 3구째 체인지업이 떨어지는 것을 무릎을 굽히면서 친 타구가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한쪽 무릎을 굽히고 치는 ‘런지 타격’이었다. 앞에다 히팅 포인트를 두고 있다가 느린 변화구가 오면, 무릎을 굽혀서 기술적으로 타이밍을 늦추는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평소 런지 타격을 잘해야 삼진이 적다고 했다. 타격 재능이 뛰어난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대표적으로 런지 타격을 잘 하는 선수라고 꼽았다.
이범호 감독은 “최형우니까 치는 거다. 다른 설명보다 그 상황에 타이밍이 빠르다는 거를 타자가 인지할 수 있는 거는 그냥 본능적인 거라고 생각한다. 일반 선수들은 그냥 돌리면 2루 땅볼이나 1루 땅볼이 나온다. 갑자기 뇌가 ‘(타이밍이) 빠르다’는 생각을 (배트가) 나가면서 하니까, 무릎을 딱 쓰면서 공을 띄울 수 있는 방법이다. 최형우 선수가 워낙 그런 부분에 있어서 기다렸다 치고, 앞에서 치고 잘 할 수 있는 선수였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가 있지 않을까.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본능적으로 뇌가 시켜서 몸이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감독은 “뇌가 시키면 몸이 따르게 되는데, 그게 어려운 거다. 뇌가 안 시키면 몸이 못 따르는 거니까, 뇌가 시키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반응을 하고 연습을 반복적으로 하는 건데, 연습을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타석에 많이 들어가서 자기 타이밍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관건이다. 잘하기 때문에 좋은 선수로서 아직도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감독은 “경험이 뇌를 트레이닝 시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습도 굉장히 중요하고, 연습하고 나면 경기를 많이 해야 이제 실력이 는다고 얘기한다. 내가 해보니까, 20대 때는 본능적으로 젊음에 의해서 순간적으로 나가는 게 있는데, 서른이 넘어가고 35세 이후로는 머리를 쓰기 시작한다. 포수들이 나한테 어떤 공으로 많이 승부를 하는구나, 몸은 조금 무딜지언정 뇌는 더 발달을 하니까, 수싸움이 조금 늘어난다.
최형우, 양의지 등 나이가 들어도 잘 치는 이유는 ‘이번에는 뭐를 던질 타이밍이네’ 하면 그 공이 딱 오니까 받아놓고 치고, 기술적으로 다른 부분이 또 발달하니까, 나이가 들어도 계속 잘 치고 성장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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