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 뭐하는 거야? 망할 거야".
영국 ‘BBC’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셸 강 구단주를 집중 조명했다. 이 매체는 “미셸 강은 워싱턴 스피릿, 올림피크 리옹 페미냉, 그리고 런던 시티 라이오네스를 통해 여자 축구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그는 여자축구계의 셰이크 만수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무려 1조 6000억 원 이상. 자본뿐만 아니라 방향성까지 여자 축구의 미래를 새롭게 쓰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가 헬스케어 IT기업 ‘코그노산테’를 설립해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랐다.
사업가로 성공을 거둔 뒤에는 미셀 강은 곧장 스포츠로 눈을 돌렸다. 워싱턴 스피릿과 리옹 페미냉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입지를 다졌고, 최근에는 런던 시티 라이오네스를 인수했다. 흥미로운 점은 라이오네스가 남자팀이 없는 유일한 독립 구단이라는 사실이다. ‘남자팀의 지원 없이는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독자적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지 반응도 뜨겁다. 라이오네스는 WSL(잉글랜드 여자 슈퍼리그) 승격 직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위민과의 첫 홈경기에서 3000석을 매진시켰다. BBC는 “처음 인수 당시 의심받았던 라이오네스가 이제는 영국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셸 강은 인터뷰에서 솔직했다. “많은 사람들이 ‘쟤 망할 거야’라고 했다. 하지만 여자축구는 단순히 90분 경기만이 아니다. 경기 전과 하프타임, 경기 후까지 모든 걸 팬들에게 경험하게 해야 한다. 관심을 끌지 못하면 주류가 될 수 없다. 축구팀은 자선단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미셀 강의 투자 행보는 공격적이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라이오네스는 무려 16명을 영입했다. 특히 프랑스 국가대표이자 PSG의 핵심 미드필더였던 그레이스 게요로를 데려오며 여자축구 이적료 신기록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현지 언론은 140만 파운드(약 26억 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미셸 강은 “공식 최고 이적료는 100만 유로다. 잘못된 정보가 퍼진 게 아쉽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적료 논란보다 더 중요한 건 메시지였다. “나는 1년짜리 프로젝트를 하려는 게 아니다. 기반을 다지고 싶다. 영국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포부가 있다. 라이오네스의 성장을 막을 수는 없다”라면서 그 기세를 이어간 것이다.
미셸 강은 여자축구가 더 이상 틈새시장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그는 “인프라에 투자하고, 선수들이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게 핵심이다. 경기라는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면 더 많은 팬을 불러올 수 있다. 결국 여성 스포츠가 매력적인 엔터테인먼트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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