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출신 포스텍의 험난한 노팅엄 데뷔전, 전 소속팀 라이벌에게 조롱..."너 내일 잘리겠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9.14 05: 48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노팅엄 포레스트 데뷔전은 다소 험난했다. 첫 경기부터 아스널 팬들의 조롱 세례를 받았다.
영국 ‘TBR 풋볼’은 13일(한국시간) “아스널 팬들이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해 거친 구호를 외쳤다. 그의 데뷔전은 사실상 ‘조롱무대’였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노팅엄을 맡은 과정은 다소 드라마틱했다. 지난 시즌 유럽 대항전 진출권을 따낸 직후에도 구단은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경질했다. 구단주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와 불화가 폭로되면서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것. 결국 노팅엄은 불과 석 달 전 토트넘에서 유로파리그 우승을 안기고도 해임당한 포스테코글루에게 손을 내밀었다.

문제는 아스널이었다. 토트넘 출신인 포스테코글루를 아스널 팬들이 반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 런던 라이벌의 홈에서 열린 그의 EPL 복귀전은 0-3 완패로 끝났다. 전반전부터 마르틴 수비멘디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무너졌고, 후반에는 빅토르 요케레스의 쐐기골까지 허용했다.
아스널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노래를 불렀다. “쟤네 알고 보면 토트넘 아니냐”는 구호가 경기장에 메아리쳤다. 노팅엄의 허술한 경기력이 과거 토트넘을 연상케 한다는 조롱이었다.
경기가 아스널 쪽으로 완전히 기울자 “포스테코글루! 너 내일 아침 경질될 거야”라는 노래까지 터져 나왔다. 포스테코글루는 덤덤하게 경기를 지켜봤지만, 그의 표정에서도 첫 시험대의 무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노팅엄은 경기 중간 몇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하지만 주도권은 철저히 아스널의 차지였다. 포스테코글루 특유의 하이 라인 압박 전술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뒷공간이 크게 노출됐다. 수비와 미드필드의 간격은 벌어졌고, 아스널은 그 틈을 파고들어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현지 매체의 평가도 냉정했다. ‘TBR 풋볼’은 “포스테코글루가 원했던 출발은 아니었다. 그러나 아직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다만 이어지는 경고도 있었다. “만약 아스널전과 같은 경기력이 반복된다면 노팅엄의 상위권 도약 목표는 큰 걸림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쉽지 않은 데뷔전이었다. 전 소속팀의 런던 라이벌의 팬들에게 공개적인 조롱을 받으며 치욕적인 패배로 EPL 복귀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의 커리어는 언제나 ‘위기 극복’과 ‘반전 드라마’로 점철돼 왔다. 호주 A리그, 일본 J리그, 스코틀랜드 셀틱, 토트넘까지 거쳐오며 그는 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노팅엄은 여름 이적시장에만 1억8000만 파운드(약 3398억 원)를 쏟아부으며 유럽 대항전 경쟁력 강화와 35년 만의 트로피 탈환이라는 큰 목표를 세웠다. ‘트로피 제조기’ 포스테코글루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건 다음 경기다. 아스널전 완패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인지, 아니면 더 큰 반전을 위한 준비 과정일지는 곧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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